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제조 업체인 중국 CATL이 배터리 제조사를 넘어 인공지능(AI) 기반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13일(현지 시간) CNBC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CATL의 AI 기반 시스템을 주목하며 “단순한 하드웨어 제조 업체를 넘어 AI 소프트웨어 생태계 제공 업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CATL은 지난해 홍콩에 연구개발(R&D)센터를 열고 AI 기반 배터리 소재 개발, 생산 공정 자동화, 수명 예측, 품질관리 등에 대한 기술을 개발하면서 ‘지능형 에너지 관리 플랫폼’으로의 도약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에는 중국 알리바바그룹 산하 핀테크 기업인 앤트그룹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로보택시 시장에 출사표를 냈다. 앤트그룹은 금융 서비스 기반 AI 기술과 보안·프라이버시 역량을 바탕으로 자율주행 서비스 플랫폼을 지원하고 CATL은 배터리와 차체, 자율주행 모듈을 아우르는 통합 모빌리티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글로벌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홍콩 증시 상장으로 마련한 자금의 90%를 헝가리 공장 건설 등 유럽 시장 확장에 투입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니켈 채굴부터 배터리 생산·재활용까지 아우르는 8조 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프로젝트에 착수한 상태다. 미국 포드와의 기술제휴 계약도 청신호가 켜졌다. CATL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기술을 포드가 미국 내에서 직접 제조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기술이전 및 공장 운영 권한이다. 당초 이 계약은 미국의 강도 높은 조사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규제로 불확실성이 컸으나 지난주 포드가 미시간주에 35억 달러(약 4조 8209억 원)를 투자해 35GWh(기가와트시) 규모의 LFP 배터리 공장을 2026년부터 가동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이에 따라 2027년 이후 CATL에 연간 약 1억 8100만 달러의 라이선스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모건스탠리는 “AI 기술 발전에 따라 CATL의 생태계는 계속 진화하면서 고객들에게 더 많은 부가가치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며 “CATL의 사업 파트너십과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CATL 목표주가도 기존 390홍콩달러(약 6만 8540원)에서 445홍콩달러(약 7만 8200원)로 상향 조정했다. 올 5월 410억 홍콩달러(약 7조 2058억 원)를 조달하며 글로벌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가장 많은 자금을 끌어모은 CATL은 지난주 장중 395홍콩달러까지 오르며 최고가를 경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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