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투자자들에게 한 해의 ‘투자 등대’ 역할을 해 온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이하 버크셔)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의 연례 주주서한을 내년에는 볼 수 없을 전망이다.
3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내년부터 투자의 '구루'(스승) 버핏 회장이 작성한 연례 주주서한을 볼 수 없다고 전했다. 버핏 회장의 비서에 따르면 올해 말 CEO에서 물러나는 버핏이 후계자인 그레그 에이블 버크셔 비(非)보험 부문 부회장이 연례 주주서한을 집필한다. 버핏의 마지막 주주서한이 된 올 초 연례 서한에서 버핏은 에이블 부회장에 대해 “그레그는 버크셔 신조를 공유하며 주주들을 속이기 시작하면 곧 자신도 속이게 된다는 것을 이해하는 사람”이라고 신뢰를 표했다.
비즈니스와 투자에 관한 그의 통찰을 담은 연례 주주서한은 투자자들 사이에 성경처럼 여겨져 왔다. 그는 CEO에서 물러난 뒤에도 이사회 의장직은 유지하지만, 내년 오마하에서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질문을 받지 않을 예정이다. 대신 에이블이 무대에 오른다. 버핏은 오는 11월 10일 자녀들과 주주들에게 보내는 '추수감사절 서한'을 끝으로 공식 서신 집필을 마무리한다.
버핏의 은퇴는 '버핏 프리미엄'(Buffett Premium) 상실을 빚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회장 겸 CEO로서 그의 존재감이 버크셔 주식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현상이 시들고 있다는 것이다.
버크셔 클래스 B 주가는 그가 은퇴를 알린 지난 5월 이후 약 11% 하락했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0% 상승했다. 2020년 이후 벤치마크 지수 대비 가장 부진한 성과다.
한편 ‘오마하의 현인’으로 알려진 버핏은 지금껏 투자와 관련한 숱한 명언을 남겼다. 가장 유명한 것은 그의 두 가지 투자 원칙이다. 버핏의 첫 번째 투자 원칙은 "절대로 돈을 잃지 마라", 두 번째 원칙은 "첫 번째 원칙을 절대 잊지 마라"이다. 또한 “아무리 유능한 펀드 매니저라도 시장을 지속적으로 이기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언급도 널리 알려져있다.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보유기간은 영원”이라는 말도 유명하다. 버핏은 1988년 글을 통해 "뛰어난 경영진이 이끄는 뛰어난 기업의 지분을 갖고 있을 때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보유 기간은 영원이다. 기업 실적이 좋을 때 서둘러 팔아 이익을 챙기고 실적이 저조한 기업은 계속 붙잡고 있는 사람들과는 정반대"라고 적었다. 그 기업이 정말 훌륭한 기업이라면 영원히 지분을 갖고 있어도 좋다는 말로, 기업의 내재가치에 기반해 주식을 택하고 장기적으로 보유하는 버핏의 가치투자 철학이 고스란히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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