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역대 최대 흥행작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인기가 컵라면 챌린지 열풍으로 번지자 미국의 한 유명 어린이병원이 이례적으로 ‘컵라면 화상 주의보’를 발표했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보스턴의 슈라이너스 어린이병원이 최근 홈페이지 성명을 통해 “케데헌 주인공이 컵라면을 먹는 장면을 따라 하는 소셜미디어 챌린지가 유행하면서 화상 환자가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병원은 “컵라면은 어린이 화상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며 슈라이너스 병원에서도 1주일에 2~3차례 화상 환자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틱톡 등 동영상 플랫폼에는 ‘#케이팝누들챌린지’, ‘#데몬헌터스라면’ 해시태그와 함께 어린 팬들이 컵라면을 먹는 영상이 다수 올라와 있다. 아이들은 영화 속 캐릭터처럼 소형 컵라면을 맛보거나 컵라면을 준비하는 장면을 재현한다.
문제는 조리 과정에서 끓는 물이나 뜨거운 내용물이 쏟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전자레인지 조리가 필요한 컵라면을 꺼낼 때 특히 위험하다. 슈라이너스 병원은 “어린이는 피부가 얇아 낮은 온도에서도 화상을 입을 수 있다”며 “컵라면을 단 한 번 엎는 순간 깊고 고통스러운 평생의 흉터가 남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병원은 동시에 “아이들이 유행에 참여하지 말라는 뜻은 아니다”라며 “반드시 어른의 감독하에 즐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약 화상을 입었다면 즉시 흐르는 찬물로 10~20분간 식히고 거즈로 상처를 덮은 뒤 신속히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안내했다.
실제로 케데헌 유행 이전에도 컵라면은 아동 화상의 주요 원인이었다. 2023년 시카고대 어린이병원 연구에서는 소아병동 화상 환자의 31%가 컵라면으로 인한 부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케데헌 속에는 멤버들이 데몬과 싸우는 와중에도 컵라면을 먹기 위해 물을 끓이고 붓는 장면이 등장한다. 루미가 부엌으로 달려가고, 미라가 주전자로 데몬을 공격하며, 조이가 그 물을 컵라면에 붓는 장면은 영화의 상징적 장면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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