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이 마련한 ‘가자지구 평화구상’을 실행하기로 합의했다. 2023년 10월 7일 이후 2년 가까이 이어진 가자 전쟁이 중대 국면을 맞은 것으로, 하마스가 이 제안을 받아들일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친 뒤 진행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의 평화구상을 받아들였다며 사의를 표했다. 그러면서 “하마스가 수락하면 내 제안은 모든 인질들을 즉시 석방하되 72시간을 넘기지 않도록 하고 있다”며 “따라서 인질들은 돌아올 것이며, 이는 전쟁의 즉각적인 종식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또 “나는 하마스도 합의하고 싶어 한다고 듣고 있다”면서도 "만약 그렇지 않다면 네타냐후 당신은 당신이 해야 할 일을 하는 데 있어 더욱 전폭적인 지지를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마스에 평화구상을 받아들이라고 최후통첩을 한 셈이다.
네타냐후 총리도 “오늘 우리는 전쟁 종식을 위한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뎠으며, 중동에서 평화를 극적으로 증진하기 위한 무대를 마련했다”며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위한 당신의 계획을 지지한다”고 확인했다. 또 “이 계획은 우리의 전쟁 목표를 달성할 것이며, 모든 인질을 이스라엘로 귀환시키고, 하마스의 군사능력과 정치적 지배를 해체하며, 가자지구가 다시는 이스라엘의 위협이 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련한 평화구상은 약 2년 간의 이스라엘-하마스간 분쟁을 즉시 종식하고 모든 인질과 사망자 유해를 72시간 내 송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이스라엘은 약 2000명의 포로를 석방하고 가자지구를 점령하거나 합병하지 않을 것이라고 명시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자지구 임시 통치를 감독하는 평화위원회 의장으로 임명되고, 아랍이 주도하는 안정화군이 가자지구 내 질서 유지를 담당한다. 이스라엘군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전장에서 철수하며 하마스도 지도부 역할을 포기해야 한다.
로이터통신은 "평화구상은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가 개혁을 실시하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승격하는 대략적인 경로를 제시하지만 세부 사항이나 기간은 제공하지 않는다"고 보도했고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2국가 해법이라는 문구는 포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공은 하마스로 넘어갔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 로이터는 "하마스 관계자가 아직 공식적으로 평화구상을 넘겨받지 못했고 언론에 보도된 것 외에는 아무것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도 "평화의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진단했다.
현재 하마스 측이 억류 중인 생존 인질은 20명 정도로 알려졌으며,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인한 팔레스타인 측 사망자는 6만 6000명을 넘어섰다고 최근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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