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정부가 다음 달 1일부터 일시 업무 정지(셧다운)에 빠질 가능성이 생긴 가운데 뉴욕 증시 3대 주가지수가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29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8.78포인트(0.15%) 상승한 4만 6136.07에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7.51포인트(0.26%) 오른 6,661.21, 나스닥종합지수는 107.09포인트(0.48%) 뛴 2만 2591.15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서는 엔비디아가 2.05% 상승한 것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0.61%), 아마존(1.08%), 테슬라(0.64%) 등이 오름세를 보였다. 반면 애플(-0.40%), 메타(-0.05%), 구글 모회사 알파벳(-1.01%), 브로드컴(-1.98%), 넷플릭스(-0.38%) 등은 내렸다.
이날 증시는 미국 연방 정부의 셧다운 가능성에 주목하며 장중 내내 조심스러운 흐름을 보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존 슌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이날 워싱턴DC에서 기자들과 만나 7주 짜리 임시예산안(CR) 재표결을 이달 말 추진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슌 원내대표는 “정부 셧다운을 피하기 위해 상원이 30일 법안에 다시 투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29일 백악관에서 슌 원내대표를 비롯해 공화당의 마이크 존슨(루이지애나) 하원의장, 민주당의 하킴 제프리스(뉴욕) 하원 원내대표와 척 슈머(뉴욕) 상원 원내대표 등 4명을 만나기로 했다.
애초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을 “소수당 급진 좌파”라고 비난하며 “민주당 지도부와 어떤 회동도 생산적일 수 없다고 결정했다”고 주장했다가 예산안 처리 시한이 임박하자 입장을 바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8일 CBS와 전화 인터뷰에서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 갈등에 대해 “문제를 어떻게 풀지 그냥 모르겠다”며 셧다운 가능성에 더 무게를 실었다.
앞서 19일 미국 연방의회는 내년 회계연도(2025년 10월 1일∼2026년 9월 30일) 연방정부 예산안 처리 시한을 11월 21일까지 더 연장할 수 있게 하는 임시예산안을 처리하려 했지만 하원만 통과한 채 상원의 벽은 넘지 못했다. 민주당이 ‘오바마케어(ACA)’ 보조금 지급 연장 등을 주장하며 예산안 반대 입장을 고수하면서 여야 간 평행선을 달렸기 때문이다. 공화당은 상원에서 53석을 갖춘 다수당이지만 예산안 통과에 필요한 60표를 얻기 위해서는 민주당 47석 가운데 7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임시예산안은 30일까지 예산안이 처리되지 않을 경우 당장 다음 달 1일부터 셧다운 사태가 발생하므로 연방정부 기관들이 7주 동안 예산을 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단기 지출 법안이다. 임시예산안 처리 여부는 상원 민주당이 당론을 변경하느냐에 달렸다.
종목별로는 대마초 관련주 캐노피그로스가 트럼프 대통령이 고령층으로 대상으로 한 의료용 대마 사용에 관한 영상을 공유한 데 힘입어 17.16% 치솟았다. 미국 게임 회사 일렉트로닉아츠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 주도 컨소시엄으로 550억 달러에 인수되기로 하면서 비상장 회사 전환이 결정됐다. 영국 최대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는 NYSE에 직접 상장할 계획이라고 이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현재 미국주식예탁증서(ADR) 형태로 나스닥에서 거래되고 있다.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일보다 4bp(1bp=0.01포인트) 하락한 4.14%, 2년물은 1bp 내린 3.63%을 기록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를 둘러싼 종전 조건에 합의하면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2.27달러(3.45%) 급락한 배럴당 63.4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낙폭은 지난 6월 24일 이후 하루 최대 낙폭이다. 이라크의 쿠르드 자치구역 원유가 튀르키예를 통해 수출을 재개한 데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확대 협의체인 OPEC+가 11월에 산유량을 추가로 늘릴 계획을 세운 점도 시장에 공급 압박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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