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산운용 펀드매니저 출신으로 36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경제 유튜버 슈카월드가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에서 제작된 합성사진을 사용해 논란에 휩싸였다.
슈카월드는 이달 28일 미국의 연이은 국제기구 탈퇴를 주제로 한 유튜브 생방송에서 세계보건기구(WHO) 로고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합성한 사진을 내보냈다.
해당 합성 로고는 WHO 공식 로고를 바탕으로 세계지도 대신 홍어(10시 방향), 노 전 대통령의 얼굴(3시 방향), 노 전 대통령이 개를 안고 있는 사진(8시 방향)이 배치된 것으로 일베에서 만들어 유포된 이미지다. WHO 공식 홈페이지가 아닌 포털사이트 검색을 통해 가져온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논란이 확산되자 슈카월드 측은 해당 방송 영상을 전부 삭제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방송 준비 과정에서의 검증 부실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베 합성사진이 방송에 노출돼 문제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4년 2월에는 SBS의 유튜브 채널 '스브스뉴스'가 유튜브 커뮤니티에 올린 설문 게시물에서 '부산대학교 맞춤법 검사기' 항목에 '일베'라는 단어가 삽입된 조작된 부산대 로고 이미지를 사용해 논란이 됐다.
당시 제작진은 "구글링으로 찾은 이미지를 사용하면서 조작된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작 시스템을 철저하게 재점검하겠다"고 거듭 사과했다.
2013년에도 유사한 일이 있었다. MBC ‘기분 좋은 날’은 밥 로스 자료화면에 노 전 대통령 합성사진을 내보내 물의를 빚었고, 같은 해 SBS ‘스포츠 뉴스’는 연고전 결과를 보도하며 ‘ㅇㅂ’(일베)을 합성한 연세대 로고 이미지를 송출했다. 당시 SBS는 “담당 직원이 구글 이미지 검색 과정에서 조작된 로고를 찾아 쓴 것으로 확인됐다”고 해명했다.
슈카월드는 최근 정치적 논란이 잇따르며 곤혹을 치르고 있다. 지난 7월 라이브 방송에서는 일본 대지진설을 다루면서 동해를 ‘Sea of Japan’으로 표기한 지도를 내보내 비판을 받았다.
그러자 그는 이튿날 유튜브 커뮤니티를 통해 “일본 측 자료를 사용하다 보니 발생한 실수로 100% 제 잘못”이라며 “사전 검수를 했음에도 방송 직전 더 시각적으로 나은 지도로 바꿔 넣다가 사고가 났다”고 사과했다.
또 “동해는 동해이며 독도는 우리 땅”이라며 사죄의 뜻으로 대한적십자사에 ‘독립운동가 후손 돕기’ 성금 3000만 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이번 일베 합성사진 논란에 대해서 슈카월드는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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