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2028학년도 입시부터 학생부종합전형 고교별 추천인원을 기존 2명에서 3명으로 늘리고 정시모집 1단계 선발 인원은 기존 대비 1.5배 확대한다. 또 지역균형전형에서 정시모집을 폐지하는 대신 학생부종합전형 인원을 늘리며 수시모집 비중을 강화하기로 했다.
서울대는 29일 ‘2028학년도 대학 신입학생 주요 사항 안내’를 통해 “2028학년도에는 공공성, 다양성 실현, 학교 교육 성실 이수 우수인재를 선발한다는 전형의 취지를 충실히 구현하기 위해 정시모집 수능위주전형(지역균형)을 폐지하고 수시모집 학생부종합전형(지역균형)의 선발 인원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지역균형전형에서 수학능력시험 배점이 높은 정시 모집을 없애고, 학생부종합전형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이와 관련해 입시업계에서는 서울대가 의대 진학을 노리고 자퇴하는 학생 비율을 낮추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2023년 기준 서울대의 지역균형발전전형 수시모집생의 자퇴율은 6.6% 수준인 반면 지연균형 정시생의 자퇴율(9.6%)과 일반 정시생의 자퇴율(14.4%)은 지역균형 수시생 자퇴율의 최대 2배 이상이다.
서울대는 또 자율형사립고, 외국어고 등의 특목고 학생이 지역균형 학생부종합전형에 지원 못하도록 했다. 서울대는 “교육 불균형을 해소하고 지역별 우수 인재의 균형적 선발을 위해 일부 지원자격을 제한한다”며 “자율형사립고, 외국어고, 국제고, 과학고, 영재학교는 지원이 불가하다”고 밝혔다. 지역균형 학생부종합전형 고교별 추천인원은 기존 2명에서 3명으로 늘리며 일정 등급 이상의 수능점수를 획득하도록 한 ‘수능 최저학력기준’ 적용은 폐지하기로 했다.
서울대는 2028학년도 수능의 변별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반영해 정시모집 단위에서 별도의 ‘교과역량평가’를 강화하는 한편 관련 1차 선발 인원을 늘리기로 했다. 2028학년도 수능은 선택과목이 폐지되고 공통과목 위주로 시행돼, 각 대학이 별도 전형 실시 등으로 변별력을 확보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 바 있다. 서울대 측은 “정시모집 수능위주전형(일반전형)에서는 대학 수학을 위한 기본 학업 소양을 검증하기 위해 수능을 활용하고 고교 학습과의 연계를 강화하기 위해 교과역량평가를 실시한다”며 “1단계 수능 100%로 3배수를 선발하며 2단계에서는 수능 60점과 교과역량평가 40점의 배점을 반영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고 밝혔다. 서울대는 기존 정시모집 일반전형에서는 1단계로 2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수능 80점과 교과역량 20점을 각각 반영해던 만큼 선발인원 및 교과역량 비중을 대폭 늘렸다.
이 같은 전형 변경과 관련해 서울대가 이른바 ‘의치한약수’에 밀려 위상이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서울대 응시생’을 늘리기 위해 지원 문턱을 낮춘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최상위권 학생들이 의대를 선택하는 상황에서 서울대가 지원학생을 늘려 지원율 자체를 끌어올리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의대 열풍’에 서울대도 인재 확보가 어렵다는 일종의 시그널로 읽힌다”고 밝혔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서울대가 지역균형 수시전형을 확대하는 것은 ‘교육 정상화’를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며, 다만 정시에서 지역균형전형이 폐지돼 지방 학생들의 서울대 입시가 어려워진 측면이 있다”며 “서울대처럼 면접 비중을 대폭 확대할 경우 발생할 부담 등을 감안하면 이번 서울대 입시전형이 여타 학교 전형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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