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폭행을 당하던 한 남학생을 말리려다 되레 전치 2주의 부상을 입고,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까지 당한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24일 방송된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6월 6일 전남 해남군의 한 오락실 앞에서 발생했다.
당시 현장 근처에 있던 20대 중반 남성 A씨는 중학생 무리로부터 “친구가 고등학생 형들에게 맞고 있다. 도와달라”는 다급한 부탁을 받았다.
A씨가 달려간 오락실 화장실에서는 고등학교 1학년생 5명이 중학교 2학년생 B군을 둘러싸고 얼굴과 등을 때리고 있었다. 이를 목격한 A씨는 가해 학생들을 막아서며 “어지간히 좀 해라. (카메라로) 찍고 있다. 신고했다. 왜 이유 없이 때려, 내가 아끼는 동생 때리지 말아라”라고 제지했다.
그러나 상황은 오히려 격화됐다. 가해 학생들은 “죽고 싶냐, XXX아”라며 욕설을 퍼부었고, A씨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결국 A씨는 얼굴이 찢어져 세 바늘을 꿰매는 등 전치 2주의 부상을 입었다.
가해 학생들과 피해 학생은 평소 동네에서 알고 지내던 사이였지만, 이날 B군은 근처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다 이유 없이 끌려가 폭행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양측의 인적 사항을 확인한 뒤 사건을 정리했으며, 이후 가해 학생 부모가 A씨에게 치료비를 지급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며칠 뒤, 가해 학생 부모는 A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했다. 폭행을 말리는 과정에서 A씨가 욕설을 하던 학생을 한 대 때렸다는 이유에서였다.
경찰은 "쌍방폭행이지만 상대가 미성년자라서 A 씨가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A씨는 해당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이 전해지자 온라인에서는 “그 부모에 그 자식”, “한국은 정당방위가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가해자가 피해자인 척하는 게 말이 되냐”, “부모가 저러니 애들 앞날이 뻔하다”, “저런 부모는 신상 공개해야 한다”는 등 공분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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