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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일만에 법정 나타난 尹…특검 추가 기소 혐의 모두 부인

흰머리 수척해진 얼굴로 등장

왼쪽 가슴에 3617 배지 달아

“특검 이중 기소” 혐의 부인

“절차 협조 위해 보석 신청”

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6일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 “윤석열 피고인 입정시켜달라”는 판사의 말에 윤석열 전 대통령이 법정에 들어섰다. 짧게 자른 머리카락은 하얗게 센 상태였으며 얼굴은 이전보다 다소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남색 정장과 흰색 셔츠 차림으로 왼쪽 가슴에는 수용번호 ‘3617번’이 적힌 배지를 달고 있었다.

인적 사항을 묻는 질문에는 “1960년 12월 8일, 아크로비스타”라고 답했다. 재판부가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하지 않는 것이 맞느냐”고 묻자 고개를 끄덕였다. 윤 전 대통령이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85일 만이다. 내란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조은석)의 생중계 요청을 재판부가 허가한 데 따라 이날 윤 전 대통령의 법정 모습은 외부에 공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재판장 백대현)는 이날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재판에서 체포영장 집행정지,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사후 계엄 선포문 작성, 비화폰 기록 삭제, 계엄 관련 허위 공보 등 혐의를 적용한 특검의 기소가 “이중 기소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 사건에서 예비적 공소로 제기했어야 할 사안들이 별건으로 기소됐다”며 “공소기각 또는 무죄판결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면을 응시하며 변호인단의 변론을 듣던 윤 전 대통령은 계엄 선포문 사후 작성 지시 혐의에 대해 약 1분간 직접 발언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한덕수 전 총리가 폐기 의결을 하면 나에게 별도로 보고하지 않아도 당연히 처리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 결재 단계에서 폐기돼 공문서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12월 중순까지 기일을 일괄 지정하고 주 1회 공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다음 기일은 10월 10일로 예정됐다.

윤 전 대통령은 공판 종료 후 이어진 보석 심문에서 구체적인 상황에 관해 직접 설명하는 등 더 적극적인 발언에 나섰다. 특히 구속 상태로는 재판과 특검의 조사에 응하기 어렵다며 이를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주 4~5회 재판은 체력적으로 어렵다”며 “사법절차에 협조하기 위해 보석을 신청했다”고 신청 이유를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특검에 대한 비판도 제기했다. 그는 “구속된 뒤 2평 남짓한 공간에 있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며 “신속한 재판이라고 하지만 특검이 계속 시간을 끌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 상황에 대한 불만 또한 털어놓았다. 그는 “구속 상태에서는 저 없이도 재판이 가능하기 때문에 제가 나와서 말할 것도 없고, 중요하지도 않은 증인 가지고 계속 재판을 끈다”며 “불구속 상태였던 올 4월에는 단 한 번도 재판을 빠진 적이 없었고 특검 소환에도 성실히 임했다”고 덧붙였다.

윤 전 대통령은 그동안 특검 조사에 불응한 이유에 대해 “불구속 상태에서 두 차례 출석했는데 14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실제 조사는 6~7시간이었지만 조서를 읽는 데만 7~8시간이 걸렸다. 조서가 도저히 읽고 서명할 수 없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은 향후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에서 자신이 기소될 경우 “주 4~5회 재판을 감당해야 한다”며 “특검이 주말 소환을 하면 구속 상태에서는 응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검의 기소 자체를 두고도 “정말 유치하기 짝이 없다”며 “소소한 심부름까지 직권남용이라고 몰아붙인다. 차라리 마음대로 기소하고 법정에서 유죄가 인정되면 그냥 처벌을 받겠다는 심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판부가 “보석 청구가 받아들여져 석방되면 성실히 출석하고, 기각되면 출정을 거부하겠다는 뜻이냐”고 묻자 윤 전 대통령은 “거부라기보다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이라 원활하게 재판에 참여하려는 것”이라며 “보석을 청구한 이유도 사법절차에 성실히 임하기 위해서”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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