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에 고립된 70대 중국인 남성을 구조하다 숨진 해양경찰관 고(故) 이재석(34) 경사 순직 사고와 관련해 해양경찰청이 직원들을 입막음 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광진 전 인천해양경찰서장 등을 직위해제했다.
26일 해경은 인사발령 공지를 통해 이 전 서장과 구 모 전 영흥파출소장, 이 모 영흥파출소 팀장 등 3명에 대해 직위해제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달 16일 대기발령 이후 10일 만의 조치다.
이들은 이 경사 순직사고에 대해 은폐를 시도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앞서 이 경사와 사고 당일 함께 당직 근무를 했던 동료 4명은 15일 오전 인천 동구의 한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이 경사가 구조된 뒤 응급실로 이송 중이던 당시 구 전 소장이 건물 뒤로 불러 이 전 서장의 지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동료들은 “이 경사를 ‘영웅’으로 만들어야 하니 사건과 관련해 함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파출소장이 부하 직원들에게 유족을 보면 ‘눈물을 흘리고 아무 말 하지 말고 조용히 있어달라’고 했다”고 폭로했다.
한편 검찰은 이 경사 순직 사고와 관련한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해경을 상대로 잇따라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해양경찰청 종합상황실과 인천해경 청사, 영흥파출소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수사선상에 오른 해경 관계자들을 차례로 소환해 사고 경위와 대응 적정성, 규정 준수, 사건 은폐 여부 등을 파악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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