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뇌물 혐의 조사 4시간 반만 종료…김건희, 진술 거부

구속 기소 이후 첫 조사서

이우환 그림 ‘대가성’ 대해

추궁했지만, 진술 거부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와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여사가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달 29일 구속 기소 이후 김건희 여사에 대한 김건희 특별검사팀(특별검사 민중기)의 첫 소환 조사가 4시간 30분 만에 마무리됐다. 특검팀은 김상민 전 부장검사가 건넨 이우환 화백 그림을 둘러싼 뇌물 혐의에 대해 추궁했으나 김 여사는 대부분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25일 오전 9시 49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위치한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다.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 피의자 신분이다. 점심 식사와 휴식 시간을 제외한 실제 조사 시간은 약 2시간 정도로 김 여사는 오후 2시 30분께 퇴실했다.

특검팀이 김 여사를 불러 조사하면서 예의 주시하는 부분은 김 전 검사로부터 지난해 총선 공천을 주는 대가로 구매가 기준 1억4000만원 상당의 이우환 화백 그림 ‘점으로부터 NO.800298’을 받았는지 여부다. 특검팀은 그림을 대가로 김 검사의 공천 등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추궁했지만, 김 여사는 대부분 질문에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특검팀이 “그림을 직접 받았따거나 관저로 가져다 놓은 적이 있냐”고 묻자 “관저로 갖다놓은 적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검사는 앞서 18일 김 여사 오빠인 김진우씨에게 그림을 전달하면서 작년 4·10 총선 공천 등을 청탁한 혐의로 구속됐다. 김 전 검사가 추상화 대가 박서보 화백 등의 그림을 좋아한다는 김 여사 취향을 파악하고 비슷한 스타일의 이 화백 그림을 구매해 선물했다는 게 특검팀의 판단이다. 김 여사는 총선 당시 창원 의창구를 지역구로 둔 김영선 전 의원 측에 ‘창원 의창구에서 김상민 검사가 당선될 수 있도록 지원하라’는 취지로 압박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전 검사는 공천 심사 과정에서 탈락(컷오프)했고, 넉 달 만인 지난해 8월 국가정보원 법률특보에 임명됐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김 여사 진술을 토대로 특검팀이 조만간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소환 조사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뇌물죄는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해 뇌물을 수수·요구·약속한 경우 성립하는데, 김 여사는 공직자가 아니었던 만큼 뇌물죄를 적용하려면 윤 전 대통령 등 공직자와 공모 여부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다만 특검팀은 ‘여러 의혹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매 건마다 윤 전 대통령을 소환하기 보다는 적정한 시기에 전체 사건에 대해 불러 조사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특검은 이날 김승희 전 대통령실 의전비서관 자녀 학교폭력 무마 의혹과 관련,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 관계자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의혹은 김 여사가 2023년 7월 김 전 비서관 자녀의 학폭 사건을 무마하려고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게 골자다. 당시 성남의 한 초등학교 3학년이던 김 비서관 딸은 학교 화장실에서 두 차례 같은 학교 2학년 여학생을 리코더와 주먹 등으로 여러 차례 때려 각막 훼손 등 상해를 입혔다. 학교 측은 김 전 비서관 딸에게 긴급 선도 조치로 출석 정지 처분을 내렸다. 피해 학생 신고로 열린 학폭위에서도 출석 정지 10일, 학급 교체 등 처분을 통보했지만 강제 전학 조치는 내려지지 않았다. 당시 김 여사가 학폭 발생 직후인 2023년 7월 20일 장상윤 당시 교육부 차관과 8분여 동안 통화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건 무마 의혹이 일었다. 김 전 비서관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해당 의혹이 제기된 데 따라 사퇴했다.

한편 특검팀은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 겸 웰바이오텍 회장을 26일 구속 기소한다. 다만 웰바이오텍 주가조작 관여 혐의에 대해서는 이 부회장은 재판에 넘긴 후에도 계속 수사한다는 계획이다. 이 부회장은 이일준 회장, 이응근 전 대표, 조성옥 전 회장 등과 함께 2023년 5∼9월 삼부토건 주가조작에 가담해 수백억원 상당의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2023년 5월께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추진할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여 시세를 조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에도 특검팀은 26일 오전 10시 국가유산청 산하 궁능유적본부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는 등 김 여사의 이른바 ‘종묘 차담회’ 의혹도 본격화한다. 의혹은 김 여사가 지난해 9월 3일 서울 종묘 망료푸에서 외부인들과 차담회를 하는 등 국가 유산을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게 뼈대다. 궁능유적본부는 조선의 궁궐과 종묘, 사직, 왕릉 등을 관리하는 기관이다. 종묘도 궁능유적본부장 허가가 있어야 사용할 수 있다. 당시 궁능유적본부는 김 여사 방문 일정을 통보받고, ‘국가원수 방문 등 부대행사의 경우 본부장 허가를 받은 것으로 본다’는 관람 규정 제 34조에 의거해 사용을 허가했다고 알려졌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