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미국 내 사업권 문제와 관련해 양국 간 합의의 세부 내용이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모회사 중국 바이트댄스가 틱톡 소유권을 계속 갖되 미국 합자회사에 알고리즘 사용권을 부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왔다.
22일(현지 시간) 상하이 푸단대학 국제정치학과 선이(瀋逸) 교수는 관찰자망 기고문을 통해 "복수의 권위 있는 소식통을 통한 교차 검증을 거쳐 비교적 정확한 정보를 얻었다"면서 바이트댄스 100% 자회사인 ‘틱톡 미국 데이터보안(USDS)’이 미중간 협상에 따른 합의가 비준·서명된 후 미국 합자회사로 전환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틱톡 USDS는 바이트댄스가 미국 사용자의 데이터 보호를 위해 2022년 7월 미국에 설립한 특수목적 자회사로, 틱톡의 미국 운영을 맡는 ‘바이트댄스 틱톡 미국회사’(틱톡미국)와는 별개다.
선 교수는 “(합자회사 전환 후) 외부 투자자를 끌어들이고 이들에게 대부분의 지분과 이사회 자리를 줄 수 있겠지만 바이트댄스가 단일 최대 주주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면서 “USDS 합자회사가 권한을 부여받아 미국 사용자 데이터의 저장, 보안, 콘텐츠 안전 보장, 소프트웨어 검사 및 관련된 미국 본토 업무를 맡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아울러 선 교수는 틱톡 USDS와 달리 틱톡미국은 바이트댄스의 100% 자회사로 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이트댄스가 틱톡미국을 통해 전자상거래, 광고 등 상업 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바이트댄스가 계속 (알고리즘 등) 지식재산권을 가지며 미국 주체인 USDS에 지식재산권 사용 권한을 주고 비용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선 교수는 14~15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고위급 무역 협상 이후 중국 측이 “틱톡의 미국 사용자 데이터와 콘텐츠 안전 업무의 위탁 운영, 알고리즘 등 지식재산권과 사용권 부여 등의 방식으로 틱톡 문제를 해결한다는 데 기본적인 컨센서스를 달성했다"고 밝힌 것을 근거로 이같이 해석했다고 설명했다. 선 교수는 이를 “틱톡 알고리즘의 지식재산권은 바이트댄스에 속하며, 권한 위탁 방식을 통해 USDS에 사용권을 준다”는 의미라며 “권한 위탁 과정에서 최종 결정권은 중국 측에 있으며, 중국 상무부의 비준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는 과거 애플의 중국 고객 데이터처리 방안과 흡사하다고도 언급했다. 2017년 중국 사이버보안법 시행에 따라 중국에서 수집된 개인정보 등의 중국 내 보관이 의무화되면서 애플은 중국 본토에 등록된 아이클라우드(iCloud) 계정을 중국 국영 서버로 옮겼다.
앞서 틱톡이 중국 정부의 개인정보 탈취나 해킹에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미 의회는 지난해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미국 기업에 매각하지 않으면 미국 내 틱톡 서비스를 금지하는 ‘틱톡 금지법’을 제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 시행을 유예하고 틱톡의 대주주 지분을 미국 기업이 인수하는 방향으로 중국 측과 협상을 진행해왔고 마드리드 협상에서 큰 틀의 합의에 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통화 후 “틱톡 승인에 대해 감사하다”고 말했지만 틱톡의 알고리즘이 중국 기술을 사용할 것이라고 중국 측이 밝힌 가운데 이에 대한 확인을 요청하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로이터통신은 “틱톡 매각과 관련한 확고한 합의로 이어졌는지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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