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랜만에 마주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는 외신 분석이 나왔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21일(현지 시간) 독순술(입술과 얼굴 움직임으로 대화 내용을 알아내는 기술) 전문가를 동원해 미국의 우익 청년활동가 찰리 커크의 추모식에 함께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 간 대화 내용을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는 이날 커크의 추모식이 열린 애리조나주 피닉스 교외 글렌데일의 스테이트팜 스타디움에 방탄유리로 된 대통령 전용석에 나란히 앉은 장면이 포착됐다. 머스크 CEO가 불화를 겪은 트럼프 대통령에 다가간 뒤 악수를 나누고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지만 서로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몸을 기울여 머스크에게 말했고, 머스크 CEO는 여러 차례 고개를 끄덕였다.
독순술 전문가 니콜라 히클링에 따르면 트럼프는 머스크가 옆에 앉자 그를 향해 몸을 돌리며 "어떻게 지내?"(How are you doing?)라고 안부를 물었다. 이어 트럼프는 머스크에게 "그래서 일론, 이야기하고 싶어 했다고 들었는데"라고 말했고, 머스크는 대답 대신 어깨를 으쓱했다. 그 뒤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이 둘의 대화에 합류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일이 잘 풀려 정상으로 돌아오도록 노력해보자"라고 머스크에게 제안했다. 머스크는 고개를 끄덕였고, 트럼프는 그의 손을 양손으로 꼭 붙잡고 "보고 싶었다"(I've missed you)라고 말했다.
머스크 CEO는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였던 트럼프를 공개 지지했다. 그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으며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활동했다.
하지만 머스크 CEO는 지난 5월 정부효율부 수장에서 물러난 뒤 소셜미디어(SNS)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들을 비난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대응하며 공개적으로 충돌했다. 머스크 CEO가 신당 창당 구상까지 밝히자 트럼프 대통령이 머스크가 이끄는 기업의 정부 계약 취소를 언급하는 등 갈등은 심각한 수준으로 치달았다.
미국 청년 보수 논객인 커크는 지난 10일 미 유타주의 한 대학에서 강연 도중 22세 용의자 타일러 로빈슨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CNN 방송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가 대화하는 모습이 주목할만하다면서 생전 두 사람의 갈등을 중재하려 했던 커크에게 의미 있는 순간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찰리 커크가 지난 여름 인터뷰에서 둘이 언젠가 화해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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