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타이레놀과 자폐증이 연관돼 있다는 취지의 발표를 내놓는다. 아직 공식 발표 전이지만 관계자들은 “발열이 없는 한 임신 초기 여성은 타이레놀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경고할 계획”이라 밝혔다. 아울러 당국은 자폐증 치료제로 류코보린이라는 약물을 홍보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전 질환으로 사실상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여겨져 온 자폐증에 새로운 가능성이 열릴지 주목된다.
21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행정부가 22일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한다고 보도했다. WP는 관계자 4명을 인용해 “발열이 없는 한 임신 초기에 타이레놀 사용을 피하라고 임신 여성들에게 경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앞서 미 정부는 타이레놀의 주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에 대한 연구들을 검토해왔다. 여기에는 임신 초기 타이레놀 사용과 아동의 자폐증 위험 증가 사이의 가능한 연관성을 시사하는 마운트시나이와 하버드 연구진의 8월 리뷰도 포함됐다.
이와 더불어 정부는 류코보린이라는 약물을 잠재적 자폐증 치료제로 홍보할 계획이다. 류코보린은 일반적으로 일부 약물의 부작용을 상쇄하고 비타민 B9 결핍을 치료하기 위해 처방돼 왔다. 그런데 이 약물을 자폐증 아동에게 투여하는 초기 테스트 결과 다른 사람과의 소통 능력 향상에 상당한 효과를 보였다고 WP는 전했다. 자폐증은 최근까지 주로 유전적이고 대체로 치료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질환이기에 류코보린의 테스트 결과는 학계에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미국 내 증가하는 자폐증을 퇴치하겠다고 선언한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적극 홍보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보수 운동가 찰리 커크의 추도식에 참석해 "내일 우리는 가장 큰 발표 중 하나를, 내 생각에 의학적으로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큰 발표 중 하나를 할 것"이라며 "우리는 자폐증에 대한 답을 찾았다고 생각한다"고 예고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사회적 및 의사소통 기술의 어려움과 반복적 행동을 하는 신경 발달 질환으로 최근 수십 년 동안 미국 아동들 사이에서 더 높은 비율로 발현되고 있다.
‘백신 음모론자’로도 유명한 케네디 주니어 미 보건복지부(HHS) 장관은 미국에서 자폐증 아동 비율이 2000년 150명 중 1명꼴에서 최근에 31명 중 1명꼴로 늘었다는 통계를 들어 자폐증 유행이 심각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 4월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자폐증 유행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9월까지 대규모 검사와 연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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