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프랑스를 포함한 주요국들이 제80차 유엔총회를 앞두고 팔레스타인을 독립국가로 승인할 예정인 가운데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최대 도시 가자시티를 비롯한 전역에서 공습을 확대하고 있다. 전쟁 조기 종식을 공언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마저 최근 국제 외교 무대에서 한발 물러난 채 국내 현안에 집중하고 있어 중동의 긴장감은 한층 고조되는 양상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0일(이하 현지 시간) 이스라엘군은 가자시티를 포함한 가자 전역을 공격하며 고층 건물을 중심으로 폭격을 퍼부었다. 팔레스타인 당국은 이번 공격으로 최소 60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이달 15일 가자시티 점령을 목표로 한 대규모 지상전을 개시한 바 있다. 이스라엘군은 현재 가자시티 동부 외곽을 장악한 상태이며 도심과 서부 지역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공세는 주요국들이 팔레스타인을 주권국가로 인정하기 직전에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프랑스·영국 등은 22일 미국 뉴욕에서 개막하는 제80차 유엔총회 일반 토의에 앞서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유엔총회 개막일에 193개 회원국 정상급 지도자들이 대표로 참석하는 일반 토의에 앞서 팔레스타인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두 국가 해법 이행을 주제로 한 고위급 국제회의를 주최한다.
한편 주요 분쟁의 신속한 종결을 약속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 사태와 관련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이 9일 카타르 도하에서 하마스 협상단을 공습했을 때도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으며 가자시티 지상 작전 개시에도 침묵을 지키고 있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은 수개월간 주요 국제 분쟁에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최근 외교 무대에서는 물러서 있다”며 “범죄 대응, 비자 제도 개편 등 국내 현안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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