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5000억 달러(약 700조 원)를 투입해 미국 주요 지역에서 초대형 인공지능(AI) 인프라를 구축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오픈AI는 앞으로 3년 간 파트너사들과 5곳의 데이터센터 단지를 추가로 조성할 계획을 내놓았다.
오픈AI는 23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주 애빌린에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첫 데이터센터를 가동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스타게이트는 오픈AI가 오라클, 소프트뱅크와 함께 진행하는 합작 프로젝트로, 4년간 총 5000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내 AI 인프라를 대규모로 확충하는 계획이다. 올해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직접 발표했으며, 미국의 AI 주도권 확보와 대규모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한다.
첫 거점인 애빌린 단지는 8개 동으로 구성된다. 이 중 1개 동은 가동에 들어갔고 또 다른 곳들은 완공 단계에 있다. 단지에는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와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 GB200 72개로 된 랙들이 배치된다. 이런 방식으로 각 건물에는 GB200 칩 약 6만 개가 채워질 전망이다. 단지가 완전 가동되면 전력 소모량은 900MW(메가와트)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애빌린 단지 가동을 시작으로 프로젝트는 확장 국면에 들어섰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향후 3년 4000억 달러를 투입해 미국 전역에 5곳의 데이터센터 단지를 추가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새 거점은 텍사스 2곳, 뉴멕시코 1곳, 오하이오 1곳, 미공개 중서부 1곳에 조성된다. 모든 단지가 완공되면 최대 7GW(기가와트)의 전력을 소모하는 초대형 규모가 된다. 이는 원전 7기에 맞먹는 수준이다.
새 인프라는 챗GPT 등 주요 AI 서비스의 컴퓨팅 역량을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제적 파급 효과도 상당할 전망이다. 초대형 데이터센터 단지는 수만 개의 직접 고용을 비롯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현장을 찾은 공화당 소속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저렴한 에너지와 규제 완화로 텍사스가 AI 중심지로 부상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관련 기업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앞서 22일 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는 오픈AI에 최대 1000억 달러를 투자하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 협약은 애빌린 발표 직전 막후 협상을 통해 극적 타결된 것으로 알려진다. CNBC에 따르면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올트먼 CEO와 수차례 화상회의와 심야 통화를 이어간 끝에 전격 합의에 도달했다.
소프트뱅크도 AI 인프라 역량에 집중하기 위해 자회사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소프트뱅크그룹 산하 자회사는 965개로 1년 전보다 23% 줄었다. 자회사 수가 1000개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17년 이후 8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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