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을 국빈 방문한 가운데, 만찬장에서 찰스 3세 국왕과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 사이에 앉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이 화제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이 왕세자빈을 바라보며 함박웃음을 짓고 왕세자빈도 호응하듯 미소를 띤 모습이 이목을 끌자, 만찬장 자리 배치도와 주요 귀빈들 면면에도 다채로운 뒷얘기를 낳고 있다.
18일(현지시간) 가디언, 텔레그래프, 더타임스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이달 17일 찰스 3세 국왕이 국빈 방문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위해 영국 윈저성의 연회장 '성 조지홀'에서 성대한 만찬을 열었다. 이날 만찬장에는 귀빈 160명이 초청됐는데, 이들을 위해 47.3m 길이의 대형 테이블을 따라 금빛 테두리의 붉은색 의자들이 흐트러짐 없이 늘어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좌석은 테이블 중앙인 국왕과 미들턴 왕세자빈 사이로 배치됐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왕세자빈을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에 왕세자빈 역시 은은한 미소를 띠는 모습이 포착돼 이목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찬 연설에서 이번 국빈 방문이 “진정으로 내 인생 최고의 영예 중 하나”라며 “국왕과 영국에 수십 년간 큰 존경심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국 정상으로서 두 차례 영국 국빈 방문은 최초인데, 본인의 사례가 마지막이 되기를 바란다고도 농담해 좌중의 웃음을 끌어냈다.
그는 찰스 3세에게 “아주, 아주 특별한 사람”이라고 말했고 지난해 암 진단을 받았던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을 향해서는 “빛나고 건강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보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만찬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딸 티파니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도 참석했다. 특히 두 사람이 나란히 앉도록 배치된 것을 두고는 팀 쿡이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을 다시 얻었다는 신호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앞서 팀 쿡은 트럼프 대통령의 첫 집권기부터 우호적 관계를 이어왔지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관세 정책 등을 둘러싸고 불화설이 나온 바 있다.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은 애플이 미국 내수용 아이폰 생산 거점을 중국에서 인도로 이전한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 "쿡과는 약간의 문제가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날 귀빈 명단에 언론 재벌인 루퍼트 머독이 포함된 것을 놓고 의외라는 평가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머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 그가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에게 외설스러운 그림을 그려 넣은 편지를 보냈다는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를 문제 삼으며 WSJ과 모기업 창립자인 머독 등을 상대로 약 100억달러(약 14조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더타임스에 따르면 이런 만찬 행사의 자리를 배정하는 데에는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 주가 소요된다. 이번 만찬의 귀빈 배치는 영국 외무부와 왕실이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영국 총리실과 미국 백악관이 자리 조율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했을 것이라고 가디언은 짚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