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위, 준우승, 예선 탈락, 준우승, 3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11승(세계 랭킹 4위)의 이민지(호주·하나금융그룹)가 그동안 메인 스폰서 대회에서 거둔 성적이다. 예선 탈락한 2022년 대회를 제외하면 출전할 때마다 흠잡을 데 없는 성적을 써냈지만 두 번(2021·2023년) 다 연장 끝에 우승을 내준 경험은 그에게 여전히 쓰라린 기억으로 남아 있다.
여섯 번째 도전에 나선 이민지는 이번에는 다르다는 각오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와 까다로운 코스를 극복하고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 잡힐 듯 잡히지 않던 우승컵에 한발 더 다가섰다. 첫 스폰서 대회 우승이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무대 첫 승 도전이다.
이민지는 19일 인천의 베어즈베스트 청라GC(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총상금 15억 원) 2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쳤다. 이틀 합계 4언더파 140타를 적은 이민지는 성유진과 함께 1타 차 공동 2위에 올랐다. 선두는 올해 이 코스에서 롯데오픈을 우승한 5언더파 박혜준이다. 서연정이 3언더파 4위다.
이날 이민지는 후반 11번 홀(파4)까지 버디 3개와 보기 3개를 맞바꾸며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세차게 내린 비에 샷이 흔들린 탓이 컸다.
힘든 상황 속에서 이민지를 살린 것은 정교한 퍼트였다. 이민지는 11번 홀 이후 단 한 번의 스리 퍼트 없이 2m 미만 거리의 퍼트를 모두 성공시키며 차분히 타수를 줄였다. 12번(파4)부터 15번 홀(파5)까지 네 홀에서 3타를 줄이며 순위를 끌어올렸고 이후 18번 홀(파4)에서 버디 1개를 추가해 선두권에서 둘째 날 경기를 마쳤다.
성유진도 똑같이 4타를 줄였다. 지난주 끝난 OK저축은행 읏맨 오픈에서 투어를 대표하는 장타자 방신실, 이동은과 챔피언 조에서 우승 경쟁을 펼치다 막판에 방신실에게 트로피를 내주고 3위에 만족한 성유진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아쉬움을 씻겠다는 각오다. 우승하면 LPGA 투어에서 유턴 후 첫 우승이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9타 차의 압도적 우승을 차지했던 디펜딩 챔피언 마다솜은 이번 대회에서는 정반대의 성적을 냈다. 이틀 내내 부진한 끝에 8오버파를 적어내면서 커트 라인(5오버파)에 미치지 못해 일찍 짐을 쌌다. 자매 골퍼 고지우·고지원의 희비도 엇갈렸다. 언니 고지우가 8오버파로 컷 탈락한 반면 동생 고지원은 2오버파 공동 20위로 반환점을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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