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삼부토건의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대한 거짓 보도자료 배포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반 건설 관련 양해각서(MOU) 체결을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으로 포장해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게 특검의 의심이다. 이른바 ‘양두구육’식 보도자료를 통해 주가를 비이상적으로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김건희 특검팀은 13일 웰바이오텍 회장 겸 삼부토건 부회장 이모씨와 웰바이오텍 전 대표 구모씨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 등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이응근 삼부토건 전 대표와 오일록 대표, 정창래 전 대표, 조성옥 전 회장, 이일준 회장에 이은 ‘줄소환’ 조사다. 웰바이오텍은 삼부토건 관계사로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이 열리기 열흘 전 사내 이사 선임을 위한 주주 총회를 연다고 공지했는데,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 주최 측이 사내 이사 후보에 오르며 주가가 급등했다. 특히 이씨는 삼부토건 전·현직 회장의 지분 승 실무를 맡고,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을 기획한 ‘그림자 실세’로 꼽힌다.
특검팀이 지난 2일 삼부토건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잇따라 소환 조사를 강행하면서 예의 주시하고 있는 부분은 삼부토건, 웰바이오텍 등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추진할 것처럼 투자자를 속여 시세를 조종했는지 여부다. 특히 2023년 5월께 ‘삼부토건이 폴란드 건설사와 MOU를 체결했다’며 낸 보도자료를 마치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직접 나설 듯 포장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일반적 건설 계약인데, 재건 사업으로 허위 표기해 주가 띄우기를 했다는 것이다. 특검은 삼부토건이 시공 능력이나 사업 추진 의사가 전무한데도,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거짓 보도자료를 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삼부토건이 당시 공시한 사업·반기·분기보고서에는 해외 사업과 관련해 ‘건설·수주를 위해 설립했으나 진행 중 사업이 없다’고 명시돼 있다. 또 ‘현지 해외 법인 휴업 상태로 청산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다만 특검팀은 이와 관련해 “수사 중인 내용이라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금융감독원도 앞서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을 조사하면서 같은 정황 포착해 특검에 넘겼다”며 “이와 관련한 사기적 부정거래와 함께 윤석열 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 등 미공개 정보가 유출된 경로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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