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과 미국이 자동차 관세 협상 타결을 위해 관세율 상호 인하, 수출 크레디트, 쿼터제 등의 절충안을 놓고 막판 조율에 들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8월 1일 상호관세 인상 시한을 앞두고 양측은 조만간 합의 윤곽을 도출한다는 방침이다.
10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2일 이내에 EU 수출품에 대한 예상 관세율을 통보할 수 있다”면서도 EU와의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들(EU)이 그동안 우리를 매우 나쁘게 대했지만 이제는 아주 잘 대해주고 있다. 사실상 완전히 다른 세상 같다”고 말했다.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 담당 집행위원도 “협상이 큰 진전을 이뤘다”며 며칠 안에 EU·미국 간 기본 무역협정이 성사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EU는 상호관세와 별개로 자동차·철강 등의 품목관세를 놓고 미국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현재 양측이 논의 중인 핵심 방안 가운데 하나는 수출 크레디트다. 유럽 업체가 미국 내 공장에서 생산한 차량을 제3국에 수출하면 그 수출액만큼 유럽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차량에 대해 관세를 감면해주는 방식이다. 해당 규모를 넘어설 경우에만 최고 관세율이 적용된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등 미국 남부에 생산 시설을 보유한 업체들이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미국 내 공장을 신설하거나 증설할 경우 감세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미국이 유럽산 자동차에 물리고 있는 27.5%의 고율 관세(최혜국 2.5%+추가 25%)와 EU가 미국산 자동차에 부과 중인 10% 관세를 각각 인하하는 방안도 협의하고 있다. EU는 일정 물량까지 관세를 낮게 적용하는 쿼터제 도입도 제안했으나 트럼프 행정부는 부정적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EU 집행위는 현재 회원국에 협상 경과를 공유하며 동의를 구하고 있다. EU 관계자들이 “관세 급등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설득에 나섰지만 내부에서는 “영국보다 못한 조건”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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