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이 갈수록 끈끈해지는 모습이다. 지난 29일에는 러시아 문화부 장관이 평양을 방문,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공연을 관람하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된 북한 병사들의 사진을 바라보기도 했다.
조선중앙통신은 30일 김 위원장이 전날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올가 류비모바 러시아 문화부 장관을 접견했다고 보도했다. 양측은 문화예술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김 위원장은 "문화예술 부문의 교류는 두 나라의 민심적 기초를 강화하고 인민들 사이의 친선과 우의, 호상리해(상호 이해)와 공감의 유대를 굳건히 하는 데서 커다란 작용을 한다"며 "문화예술 분야에서의 교류와 협력을 더욱 확대해 호상 우수한 문화 전통에 대해 더 잘 알고 더 많이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류비모바 장관도 "북러 친선단결의 공고성과 불패성이 더욱 뚜렷이 증시되고 두 나라 사이의 문화분야 협조가 사상 최고의 수준에 도달한 시기에 아름다운 평양을 방문, 존경하는 김정은 동지를 만나뵙고 의의 깊은 예술문화 행사를 진행하게 됐다"고 화답했다.
통신은 “담화는 시종 따뜻한 친선의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 전했다. 논의 후 양측은 동평양대극장에서 러시아 예술인들의 평양방문공연과 북측의 답례공연을 관람했다. 특히 러시아 예술인들의 공연 중 대형 스크린을 통해 러우 전쟁에 파병된 북한 군인들의 사진이 비춰졌다. 북한 가수들이 노래하는 동안에도 쿠르스크 전투에 참여한 북한 병사들이 인공기와 러시아 국기를 흔드는 모습이 표출됐다. 통신은 이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두 나라 군대들 사이에 피로써 맺어진 전투적 우의와 참다운 국제주의적 의리는 승리의 력사와 더불어 영원하리라는 확신을 더해준 공연”이라고 보도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파병 군인들의) 전투 장면을 일반 주민이 볼 수 있는 수준으로 공개한 것은 처음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날 일정에도 김 위원장의 딸 주애가 동행했다. 김 위원장이 류비모바 장관,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러시아 대사와 대화하는 동안 내내 곁을 지키며 후계자로서 외교 수업을 받는듯한 모습을 연출했다.
관련기사
한편 러시아 문화부 대표단은 평양 해방탑에 화환을 진정했다. 해방탑은 1945년 북한 지역에서 일본군을 몰아내다가 전사한 소련군을 추모하는 상징물이다. 러시아 측은 당시 전투에서 약 4만7000명의 소련군이 전사하거나 다쳤다고 주장해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