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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서 집무 시작한 李…"아무도 없어 무덤 같다" 뼈 있는 농담

■'민생·경제' 먼저 챙긴 李

尹 계엄선포 했던 장소서 브리핑

이전 정부 지원부족 에둘러 표현

"당장 필요한 경제 회생정책 시행"

1호 지시 '비상경제대응TF' 가동

추경 실무자들과 빠른 논의 강조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 기념 오찬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취임 후 첫 행정명령으로 ‘비상 경제 대응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지시했다. 인수위원회 없이 곧장 임기를 시작한 만큼 가장 시급한 현안인 민생·경제 위기 관리부터 주문한 것이다.

새 정부 첫 인사를 발표하는 브리핑 자리에서는 “꼭 무덤 같다. 아무도 없다. 필기도구 제공해줄 직원도 없다. 컴퓨터도 없고, 프린터도 없고. 황당무계하다”면서 이전 정부의 지원이 부족한 상황에 대한 아쉬움을 에둘러 표현하기도 했다. 좌중의 웃음을 자아낸 재치 있는 표현이었지만 국정운영의 연속성이 끊긴 상황을 짚은 뼈 있는 농담이었다. 이 대통령은 국정의 연속성과 원활한 업무 재개의 시급성 등을 고려해 대통령실에 근무했던 일반직공무원들에 대해 즉각적인 복귀를 지시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은 이주호 부총리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오늘 저녁 7시 30분까지 관련 부서 책임자들을 소집했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재난·재해 및 안전 문제 관련 실무자급 회의도 내일 오전 중 소집을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취임 선서를 한 뒤 진행한 ‘국민께 드리는 말씀’에서도 “민생 회복과 경제 살리기부터 시작하겠다”며 “불황과 일전을 치르는 각오로 비상 경제 대응 TF를 바로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가 재정을 마중물로 삼아 경제의 선순환을 되살리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통령의 비상 경제 대응 TF 구상은 대선 후보 신분이던 지난달 25일 기자 간담회에서 처음 공개됐다. 이 대통령은 당시 “즉시 실행 가능한 민생 경제 대책을 신속히 마련해서 내수 침체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힌 바 있다.



경제 회복에 대한 이 대통령의 의지는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가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도 두드러졌다. 이 대통령은 “지금 당장은 바로 시행할 수 있는 경제 회생 정책이 필요하다”며 “핵심은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가능성이 높은데, 이르면 오늘 저녁이라도 관련된 모든 부처의 책임자뿐만 아니라 실무자까지 모아서 당장 할 수 있는 정책은 무엇이고 (추경의) 규모나 방식·절차를 최대한 점검해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최소 30조 원 이상의 추경 편성을 대선 공약으로 내놓은 바 있다.

이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에서 첫 공개 일정을 한 브리핑룸은 파면당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곳이기도 하다. 이곳의 문이 열린 것은 윤 전 대통령 탄핵 심판이 진행 중이던 올 2월 26일 유혜미 전 저출생대응수석이 저출생 추세 반등 관련 브리핑을 한 후 98일 만이다. 그 사이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에서 근무하던 정무직공무원과 파견직 공무원들은 모두 원소속 부처로 복귀하면서 브리핑룸을 제외한 대통령실 청사는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인사 발표를) 결재할 시스템이 없다”면서 “그래서 손으로 써서 지장을 찍어야 할지, 지장을 찍으려니 인주도 없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지금 고민”이라고 불편함을 토로했다. 강 대변인은 노트북을 들고 와 브리핑을 진행하기도 했다. 대통령실 내에 인터넷 연결이 끊긴 데다 종이를 출력할 시설조차 마련돼 있지 않아서다. 강 대변인은 “책상 위에 연필조차 놓여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첫날 집무를 용산에서 시작했지만 이곳에서의 생활은 그리 오래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 없이 곧장 업무에 들어가야 하는 조기 대선의 특성상 집무실 위치에 대해 고민할 시간이 부족했던 만큼 우선은 용산 대통령실을 사용하게 됐지만 윤 전 대통령의 ‘용산 졸속 이전’ 논란을 고려하면 용산 생활을 장기화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보수 작업이 끝나는 대로 용산 생활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최종적으로는 임기 내 세종 집무실 이전을 목표로 한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취임식 이후 첫 일정으로 우원식 국회의장 및 여야 대표와 오찬 회동을 하며 통합과 협치의 의지를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치가 국민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국민을 하나로 모으는 본연의 역할을 해야 한다. 저부터 잘해야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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