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물밑에서 조기 대선을 준비해오던 보수 진영 잠룡들도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그동안 탄핵 기각을 기대하던 지지층을 의식해 ‘대선’에 대한 언급을 할 수 없었지만, 조기 대선이 현실화된 만큼 더 이상 행동을 늦출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5일 페이스북에 “조국 근대화, 민주화를 넘어 선진국 시대까지 질주해온 우리 대한민국이 다시 한 번 도약해 대한민국 100년 미래 제7공화국, 선진대국 시대를 열어야 할 때”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 탄핵 사건은 당부(當否·옳고 그름)를 떠나 이제 과거가 됐다”며 “이번 대선은 60일밖에 남지 않은 단기 대선으로 치유의 시간은 하루면 족하고 우리는 다시 일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의 조기 대선 출마 선언이라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앞서 홍 시장은 기자회견 등을 통해 일찌감치 차기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힌 상태다. 홍 시장은 “30여년 정치 인생의 마지막 사명으로 생각하고 철저하게 준비해 왔다”면서 “다음 주부터 그 절차를 차례로 밟아 국민 여러분 앞에 다시 서겠다”며 내주 출마 공식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홍 시장은 지난 3일에도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페이스북을 기록한 책과 ‘제7공화국 선진대국 시대를 연다’라는 책을 탈고했다”며 “이번 제7공화국 책은 제가 꿈꾸는 미래 대한민국을 그려봤다”고 남긴 바 있다.
보수 진영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자신을 지지하는 시민단체연합의 출마 선언 촉구에 “국민이 직접 뽑은 대통령을 몇 명이 모여서 파면하는 일은 두 번 했으면 됐지, 세 번까지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은 “아무런 욕심이 없다”면서도 “다만 이 나라가 이렇게 가서는 안 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국민 모두가 함께 힘을 합쳐서 조금 차이가 있더라도 반드시 이 나라 민주주의를 이룩하는 좋은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보수 진영에선 이들 외에도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 안철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이 유력 주자로 꼽힌다. 이들 외에도 조용히 출마를 준비해온 잠룡들이 10여명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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