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층의 '황혼이혼' 수요가 20년 전보다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0대 이상 남성의 이혼 상담 비율이 5배 이상 증가해 눈길을 끌고 있다.
11일 한국가정법률상담소가 발표한 2024년 상담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혼 상담을 받은 60대 이상 여성 비율은 22.0%로 2004년(6.2%)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60대 이상 남성 비율은 더욱 가파르게 상승해 같은 기간 8.4%에서 43.6%로 5배 넘게 늘었다.
연령대별 분석 결과, 여성은 40대(29.7%)가 가장 많은 반면, 남성은 60대 이상(43.6%)이 최다를 기록했다. 최고령 상담자는 여성 89세, 남성 90세로 집계됐다.
이혼 사유도 성별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6·70대 여성은 '남편의 폭력 등 부당대우'를 첫 번째 이유로 꼽았으며, 이어 '장기간 별거', '성격 차이', '경제 갈등', '남편의 가출' 순이었다.
반면 60대 남성은 '장기간 별거'가 주된 사유였고, '성격 차이', '알코올 중독', '아내의 가출', '아내의 부당대우' 순으로 나타났다.
상담소는 "노년 여성들이 가정폭력으로 이혼을 원하는 경우가 많았고, 남성들은 생활비 요구에 힘들다는 호소가 많았다"고 밝혔다. 또한 "여성은 과거에 포기하고 살다가 자녀 지지로 이혼을 결심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남성은 이혼 후 재산분할로 생활이 더 어려워질 것을 우려해 결단을 내리기 쉽지 않다는 비율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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