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학가에서 등록금 인상을 검토하는 움직임이 나타나자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전국 대학에 내년도 등록금 동결을 요청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31일 교육부에 따르면 이 부총리는 이날 각 대학 총장에게 송부한 서한문에서 “학생들이 경제적 부담을 덜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2025학년도 등록금을 동결해줄 것을 간곡하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간 등록금 동결 기조로 인해 대학이 재정적으로 어려운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대내외 경기 동향과 엄중한 시국 상황을 깊이 숙고한 결과 동결 기조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내년에도 등록금 동결 기조를 유지하는 대신 대학이 교내장학금을 최대 10% 줄여도 국가장학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기존에는 등록금을 동결하거나 인하하고 교내장학금을 유지해야 국가장학금Ⅱ유형 지원이 가능했으나, 내년부터는 교내장학금을 줄이더라도 지원받을 수 있게 했다. 이 부총리는 “그간 국가장학금이 지속 확대됐음에도 대학의 등록금 수입이 교내장학금 지원에 집중돼 교육여건 개선에 상대적으로 투자되기 어려웠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이번 규제 완화를 통해 학생들의 등록금이 교육여건 개선에 투자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또 등록금 동결로 인한 대학의 재정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고등·평생교육지원 특별회계를 신설하고 재정 지원과 규제 완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가장학금을 대폭 확대하며 학비 부담 경감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이주호 부총리는 “앞으로 교육부는 대학과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지속하며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이날 각 대학에 2025학년도 등록금 인상률 산정 방식을 안내하는 공문도 발송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내년 등록금 인상 상한은 5.49%다. 교육부는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에는 국가장학금Ⅱ유형 지원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등록금 인상을 간접적으로 규제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물가 상승 여파로 등록금 인상 상한선이 높아지면서 일부 대학에서는 국가장학금 지원을 포기하고 등록금을 올리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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