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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요소수' 방출, 문제 없는 3가지 이유...①규제 면제 ②낮은 수요 ③물량 충분

군용차량은 배기가스 규제 적용 받지 않아

유사시 'SCR'장치 없이 달리도록 개량 가능

軍디젤차 대다수가 구형이라 요소수 불필요

軍 수개월 이상 쓰고도 남을 정도로 물량 확보

일정기간 민간에 대여후 상환 받는 방안 검토

요소수 대란 계기로 디젤차량 도태 추진해야

국군수송사령부 소속 디젤트럭들이 코로나19 방역물자를 긴급수송하고 있는 모습. 국군은 이 같은 디젤차량 운용을 위해 요소수를 대량 비축하고 있다. /사진제공 국방홍보원




서울경제신문이 8일자 조간으로 단독보도한 군의 비축 요소수 민간 방출 방침에 대해 국방부가 검토 중인 사안이라고 공식 인정했다.

일각에선 비축 물량을 풀면 군 작전에 지장이 있는 게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군 안팎의 전문가들은 현황을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일축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군용 수송차량은 대기환경 규제의 특례 적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군용 디젤차중 실제로 요소수를 필요료 하는 차량의 비율이 낮고, 비축 물량 자체가 풍부하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8일 오전 정례브리핑을 통해 “(군이 비축 중인) 요소수와 관련해선 (민간의 수급난에 대비해) 어느 정도 방출하는지에 대해선 지금 논의중”이라며 “군 작전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범위에서 한시적으로 (민간에 요소수 비축물량 일부를) 대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관계부처에서 협조요청이 있을 시에 검토작업이 한층 본격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국방수송사령부 항만운영단이 지난 2017년 10월 18~19일 미군과 '장비운용 경연대회'에 참가해 디젤엔진 등으로 기동하는 중장비들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제공=국방홍보원


◆軍 비축규모와 방출 전망치는

현재 군은 수 개월치를 쓰고도 남을 만큼의 디젤엔진 차량용 요소수를 비축하고 있다. 이중 일부를 민간에 일정 기간 빌려 준 뒤 요소수 공급대란이 해소되면 일정한 방식으로 상환받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상환 방식이 요소수 현물이 될지, 현금이 될지는 아직 미정이다. 아울러 대여 방식의 민간 방출 물량에 대해서도 확정된 것은 없다. 다만 군 소요 기준 3개월 안팎 가량의 물량이 방출되지 않겠느냐는 게 관련 소식통들의 관측이다. 이를 구체적인 용량으로 환산하면 최대 수십만 리터에 해당하는 물량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군이 군용 비축물량을 이처럼 대거 민간에 지원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나선 것은 중국발 요소수 품귀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는데다가 경제관련 부처 등만으로는 대응책 마련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호주에서 2만 리터의 요소수를 공수해오겠다고 밝혔지만 이 정도로는 턱 없이 부족한 상태다. 중국과 러시아를 통한 공급 활로도 뚫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단기간에 실현될 지 확신할 수 없다. 이에 따라 군의 비축 요소수 물량을 일정 부분 민간에 풀어서 근본적인 사태해결책 확보시기까지 시간을 벌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기아자동차 K511A1 다목적 전술트럭의 이미지. 군은 이 같은 디젤차량들을 운행하고 있어서 요소수를 상당량 비축하고 있다. 해당 물량중 일부분을 중국발 요소수 품귀사내테 대응해 민간에 대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사진제공=기아자동차


◆애초부터 ‘요소수 프리존’이었던 군 수송환경

군의 차량이 요소수 없으면 운영에 큰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시각은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오해에서 비롯됐다. 애초부터 군용 차량은 요소수가 소요되는 배기가스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특례를 받아왔다. 그동안 대기환경보전법 시행령은 군용 및 경호업무용, 소방용 자동차에 대해 배출가스 규제을 면제하도록 규정해왔다. 따라서 굳이 군용 차량은 디젤엔진 배기가스중 유해물질 중 하나인 질소산화물을 정화하기 위한 환원촉매장치(SCR)을 장착하지 않아도 됐다. 요소수는 SCR 작동 등을 위해 필요한 것인데 SCR 장착 의무가 없다보니 군용차량에는 사실 요소수를 쓰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군이 요소수를 비축해온 이유는 민수용 디젤엔진을 탑재한 군용 차량을 주로 운용하고 있어서다. SCR이 필요하지 않은 군 전용 디젤엔진을 개발하려면 비용도 많이 들고 성능 검증 여부를 확신할 수 없다. 따라서 예산절감과 성능 안정성, 정비 및 재고관리편의성 측면에서 민수용 디젤엔진 차량을 군용으로 개량해 도입해온 것이다. 이들 민수용 디젤엔진 중 유럽의 대기환경 규제 기준인 ‘유로-6’가 도입된 이후 개발·제작된 신형 엔진은 해당 규제에 따라 SCR을 장착하는 것을 기본으로 개발됐다. 따라서 이들 신형 엔진들 탑재한 일부 소수의 군용차량을 위해 부득이하게 군이 요소수를 비축한 것이다.



육군 수송차량의 모습/사진제공=국방홍보원


◆매우 제한적인 군용차의 요소수 수요

사실 신형 군용 디젤차 중에서도 ‘유로-6’ 기준을 적용해 제작된 엔진을 탑재한 차량은 소수인 것으로 전해진다. 기아자동차가 비교적 근래에 개발한 신형 전술차량조차도 한 세대 전의 환경규제 기준인 ‘유로-5’를 적용한 디젤엔진을 탑재했을 정도다. 복수의 소식통들은 “애초부터 군용 차량 대부분이 구형 디젤엔진을 탑재한 구형 차량이어서 요소수 자체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군이 보유한 신형 차량 중에서도 아주 일부 만이 SCR을 탑재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 다른 당국자도 “군이 비축한 요소수 물량은 수개월간 쓰고도 남을 정도로 충분하다”며 일부 민간에 방출하더라도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최악의 경우 군의 요소수 비축물량도 바닥난다면 이들 신형 엔진 군용차량은 운행을 하지 못하게 될까. 그렇지 않다. 세간에서 속칭 ‘정관수술’이라고 불리는 개조를 하면 요소수 없이도 임시변통이나마 운행 차질을 막을 수 있다. 군은 수송사령부 등을 비롯해 자체적으로 차량정비 인력들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유사시 필요하면 언제든지 이 같은 개조를 할 수 있다. 앞서 소개한 바와 같이 애초부터 군용차량은 대기환경보전법 시행령상의 배출가스 규제를 벗어난 일종의 ‘규제 프리존’이기 때문에 비상시 부득이하게 디젤엔진 차량을 ‘정관수술’하더라도 처벌 받지 않는다.

기아자동차가 개발한 소형전술자동차의 엔진룸 사진 및 재원 소개 이미지. '유로-5'기준으로 개발된 디젤엔진을 사용하고 있어서 '유로-6'규제 적용 디젤엔진에 비해 요소수 품귀대란의 충격을 비껴갈 수 있다. /사진제공=기아자동차


기아자동차가 개발한 디젤엔진 기반의 소형전술자동차 이미지. /사진제공=기아자동차


◆군용차량발 동력 패러러다임 대전환 계기 삼아야

물론 이 같은 군이 대응은 요소수 대란이 국가경제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임시방편이라는 점에서 한계는 있다. 따라서 사태 장기화에 대응해 정부는 보다 근본적인 대응책 마련에 속도를 내야할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요소수 해외 공급처를 다변화하고, 중기적으로는 국내 생산기반을 신설하고 비축 능력을 확대하는 것이다. 그리고 중장기적으로는 요소수 대란을 기회 삼아 물류산업 및 여객서비스 전반적으로 디젤차량을 도태시키고 요소수를 필요로 하지 않는 다른 엔진체계나 동력체계의 차량으로 전환하는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다른 동력체계로는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등이 꼽힌다. 다만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의 경우 아직 디젤, 휘발유 주유소에 비해 전국적인 충전설비 등이 미비하다는 점에서 당장 군용으로 전환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아울러 적개는 수톤에서 많게는 수십톤 이상의 중량으로 험지를 돌파해야 하는 군용 차량들의 특성상 고출력을 낼 수 있는 전기차 및 수소연료전지차용 동력시스템 기술이 성숙되지 않았다는 문제도 있다. 보다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해 북한이 핵공격 감행시 광대역으로 발생할 전자기파(EMP) 충격으로부터 전기차나 수소연료전지차의 전자장비가 먹통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군사용으로 운용에 제약점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이 이 같은 고난도 기술에 대해 소요를 제기해 연구기관과 기업들이 수익성에 관계 없이 지속적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양산할 수 있도록 안정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산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우리 군이 요구하는 수준의 성능을 구현하는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라면 해외의 민수·군용부문 어디에 내놓아도 시장을 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군용차량 등에 대한 EMP방호 기술을 발전시키고 이를 보다 확대해 보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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