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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도 넘는 유튜브 수위에도…매번 늦어지는 방심위 심의

올 상반기에만 15만 건 넘게 심의 늦어져

"성매매·음란 4만 건, 도박 3만 건 이상"

심의위원회 구성 반 년 이상 늦어지기도

유튜브에서 ‘술방’ 등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는 매번 지연되고 있다. /사진=유튜브 화면 캡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구성이 연달아 지연되면서 올 상반기에만 15만 건이 넘는 통신 심의가 지연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 학대, 음주, 폭력 등 유튜브 수위가 연일 도를 넘고 있음에도 이를 차단할 방심위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와 여야가 방심위 인사 추천을 두고 공방을 벌이는 사이 청소년들이 유해 콘텐츠에 무분별하게 노출되는 등 애꿎은 시청자만 피해를 보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최근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 1월 꾸려졌어야 할 제5기 심의위원회는 8월까지 6개월 이상 늦어져 총 15만 4,336건의 통신 심의가 지연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 유형별로는 불법 식·의약품 관련 안건이 5만 2,488건으로 가장 많았고 성매매·음란이 4만 6,216건, 도박이 3만 1,368건, 장기매매·불법 금융 등의 기타 법령 위반이 2만1,557건으로 뒤를 이었다. 디지털 성범죄 관련 심의 안건도 8,921건이나 지연된 것으로 드러났다.

심의위원회 구성이 늦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심의위원회는 지난 2008년 1기 출범 이래 3기는 35일, 4기는 7개월 이상 구성이 늦어졌다. 심의위원회 구성이 지연되면 방송과 통신 관련된 심의뿐만 아니라 불법정보나 청소년 유해정보 등의 심의도 못하게 된다. 심의위원은 총 9명으로 대통령 3명, 국회의장 3명,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3명 추천으로 구성된다. 정부와 여당 몫으로 6명, 야당 몫으로 3명이 추천되는데 매번 정부와 여야의 인사 추천 문제로 구성이 지연돼왔다.



유해물을 심의해야 할 위원회 구성이 늦어지면서 동안 유튜브 수위는 연일 도를 넘고 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유튜브에 ‘술방’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한 결과 조회 수 상위 300개 영상 중 89.3%인 268개는 보건복지부에서 제시한 미디어 음주 장면 가이드라인을 위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샷, 폭탄주 제조’ 등 음주 행위를 적나라하게 묘사한 장면이 364건으로 가장 많았고 음주 중 성희롱이나 폭력 행위를 묘사한 장면도 249건에 달했다. 정익중 이화여대 교수팀이 지난해 7월부터 6개월간 국내 키즈 채널 4,690개 영상을 분석한 결과 ‘3살 아이에게 탄산수를 먹이고 우는 걸 보면서 즐거워하는 모습, 아이 앞에서 노골적으로 악플을 읽는 모습, 아이에게 매운 음식을 억지로 먹이는 모습’ 등이 다수 포착됐다.

문제는 청소년들이 이 같이 절제되지 않은 콘텐츠들을 무분별하게 수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주류 광고, 음주 장면으로 인한 청소년 음주 욕구 정도’ 조사 결과 청소년들이 매체에서 음주 장면을 접하고 술을 마시고 싶다고 생각한 비율은 2020년 9.8%로 전년 7.8% 대비 소폭 증가했다. 지난 5일에는 서울 성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한 청소년이 유튜브에서 손소독제에 불을 붙이는 장면을 보고 따라해 불을 낼 뻔한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해당 청소년은 경찰 조사에서 “유튜브를 보고 호기심에 불을 붙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심의위원회 임기 연장 등을 통해 업무 공백을 방지하고 심의위원회의 독립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다른 나라들보다 폭력, 낙인 등 미디어 유해 콘텐츠에 상대적으로 더 취약하다”며 “정치적인 문제로 심의위원회 구성이 빈번이 지연돼 청소년들이 유해물에 수시로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심의에 대한 행정의 개입이 선제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위원회 임기를 연장하고 전문 인력을 늘리는 등 독립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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