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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통일·외교·안보
'미니 북극성' 60㎞ 고도서 비행···北 '핵EMP' 연습했나

◆北, 2년 만에 SLBM 도발

지상보다 탐지 어려운 수중 발사

軍 방어 불가능 높이로 날아 올라

전자장비 무력화 역량 과시한듯

北, 한미에 제재해제 요구 압박

북한이 지난 11일 개최한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 행사에서 일명 '북극성' 계열의 SLBM 등이 나란히 공개됐다. 오른쪽의 작은 미사일이 19일 오전 수중에서 시험 발사된 소형 SLBM으로 추정된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2년 만에 신형으로 추정되는 소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가칭 ‘미니 북극성’)을 발사했다. 이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등을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지만 우리 정부의 안보 컨트롤타워는 단순히 유감을 표명하고 대화를 촉구하는 데 그쳤다. 반면 미국 국무부는 이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며 ‘안보리 결의 위반’임을 분명히 명시했다.

합동참모본부는 19일 출입기자단에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오늘 오전 10시 17분께 북한이 함경남도 신포 동쪽 해상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SLBM으로 추정되는 미상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추가 제원과 특성은 한미 정보 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다만 고도 60㎞, 사거리는 거의 600㎞에 근접한 590km 수준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국방안보포럼 등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북한 SLBM제원 비교/연합뉴스


◆안보컨트롤 타워 긴급 회동 했지만

정부는 SLBM 발사 후인 이날 오전 11시 30분부터 낮 12시 40분까지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 회의를 열고 북한 발사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상임위원들은 긴급 회의에서 이번 SLBM 발사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했다. 아울러 조속히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화에 나올 것을 북한에 촉구했다. 그러나 정작 NSC는 이날 발사된 미사일을 SLBM으로 정의하지 않고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규정하는 데 그쳐 국내외의 악화된 대북 여론을 의식해 발사 사태를 일부러 축소하려 한 게 아니냐는 빈축을 사게 됐다.

이번 SLBM 발사는 북한 잠수함에서의 첫 SLBM 수중 발사 시험으로 추정된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15년 자국이 개발한 SLBM인 ‘북극성-1형’을 수중에서 시험 발사해 성공했으며 2019년에는 ‘북극성-3형’의 수중 시험 발사도 성공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잠수함에서 수중 발사한 것이 아니라 일종의 바지선과 같은 구조물을 설치해 수중 발사한 것으로 평가돼왔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북한이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밝혀 한국 군 당국의 발표와 다소 차이를 보였다.

19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 설치된 모니터에서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19일 정부서울청사-세종청사 간 영상국무회의에 참석한 모습. 통일부는 이날 북한의 SLBM 도발과 관련해 대화를 촉구했다. /연합뉴스


◆'로미오급' 구형 잠수함서도 SLBM 발사 가능성

북한이 19일 신형 단거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잠수함을 통해 처음으로 수중 시험 발사를 한 것으로 분석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핵미사일 위기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SLBM은 일반 지상 발사 탄도미사일보다 사전 탐지와 사후 요격이 굉장히 어려워 북한이 핵탄두를 실을 경우 우리 군과 주한 미군에 대한 커다란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 미사일의 구체적인 발사 방식 및 제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구형 잠수함(로미오급 등)이나 신포급 잠수함에서 소형화된 신형 SLBM을 발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지난 11일 북한이 자국 내에서 개최한 국방발전전람회에는 기존의 북극성 계열 SLBM들과 더불어 한층 크기가 작고 탄두 모양이 뾰족한 신형 SLBM이 전시됐다.

북한 로미오급 잠수함 운항 모습


한미 방어망 ‘뒤통수’ 치려는 北

현재 군이 전력화했거나 개발·획득을 추진 중인 대공 레이더는 대부분 북측을 향해 있다. 이와 연동돼 지상에 배치된 요격미사일(패트리엇-3·M-SAM) 역시 주로 북측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이나 항공 물체를 맞히는 방향으로 배치돼왔다. 해군이 360도 전방위로 동시에 감시할 수 있는 이지스레이더를 탑재한 구축함들을 전력화했으며 차세대 구축함들도 개발 중이지만 정작 해당 함정에는 탄도탄을 요격할 미사일이 없다. 따라서 북한이 잠수함에 SLBM을 싣고 남하해 동·서해나 남해 등에서 뒤통수 치듯 발사하면 우리 정부가 구축하고 있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로는 막기 어렵다.

물론 북한의 잠수함은 재래식 잠수함이고 수중 소음도 커 은밀히 남하해 장기간 잠복해 있기는 힘들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남하하지 않고 신포 등 해상에서 SLBM을 쏴 우리 군이 막기 힘들게 공격할 수도 있다. 앞서 서울경제는 14일 조간 기사로 국방대 산학협력단이 국방부에 제출했던 연구보고서를 단독 보도한 바 있는데 해당 보고서는 북한 잠수함이 수중에서 SLBM을 고각 발사한 후 60~80㎞ 상공에서 폭파시켜 전자기파(EMP)를 발생시킬 경우 기존의 KAMD로는 못 막는다고 결론 내렸다.

북한이 SLBM인 북극성 1호 미사일이 지난 2017년 4월 15일 평양군사 행진에서 공개된 모습


마침 이날 오전 발사된 북한 SLBM의 비행고도는 약 60㎞로 추정되며 비행거리는 거의 600㎞에 근접한 590km인 것으로 평가된다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추정이다. 따라서 이번 시험 발사는 단순히 SLBM의 잠수함 수중 사출 시험을 넘어서 유사시 핵EMP로 선제 공격해 국군 및 주한 미군들의 첨단 전자 장비들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역량을 과시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달래기 급급한 문재인 정부=북한이 노골적으로 신형 SLBM으로 도발을 하는데도 우리 정부는 제재 등 강력한 대응 없이 대화를 통한 북한 달래기에만 급급한 상황이다. 청와대는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긴급 소집해 상임위원들의 입을 빌려 북한에 대화 촉구 메시지를 냈다. 통일부 역시 “북한이 조속히 대화에 나올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번 SLBM 도발에 앞서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18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마치고 “한국의 종전 선언 제안에 대해 논의했다”며 “나는 이번 주말 서울에서 이를 포함해 상호 관심사들에 대해 논의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의 이번 SLBM 발사는 대화의 손을 내밀려는 미국 측과 ‘조건 없는 대화’가 아닌 ‘선결 조건 있는 대화’를 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풀이된다. 북측이 선결 조건으로 내세운 것은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라는 것인데 이는 대북 경제제재 등을 완화하라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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