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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 빈곤 책임묻는 '習 대수술'···"일자리 줄어 가난 악순환"

[붉은색 강화하는 시진핑] <상> 전방위 규제로 흔들리는 中 경제

사회주의 통한 '모든 인민 평등' 초점

빅테크 이어 교육 등 전방위 규제

시장 신뢰 깨지며 경기위축 현실화

中기업 추종 지수 시총 1조弗 증발

글로벌 경제에도 충격파 커질 듯





27년 역사의 초중고 대상 온·오프라인 학습 업체 ‘쥐런(巨人)교육’. 직원만 600명 이상, 누적 수강생 500만 명에 달하는 이 곳은 지난달 말 문을 닫았다. 바로 중국 당국의 사교육 금지 조치 때문이다. 베이징 유력 일간지 신경보는 소식통을 인용해 쥐런교육이 현재 3,000만 위안(약 53억 원)이 넘는 자금이 부족해 수강료 환불을 비롯해 체불된 강사와 직원의 임금 지급도 쉽지 않다고 전했다.

중국 베이징사범대에 따르면 중국의 교육 서비스 산업은 매출 8,000억 위안(약 140조 원), 관련 고용만도 1,000만 명에 이른다. 경제 매체 차이징은 “(사교육 금지 규제로) 중국 전역에서 14만 개의 교육 업체가 폐업했다”며 “적어도 수백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시진핑, 양극화 해결사 자처…기업 집중 타깃

쥐런교육 사태는 중국 당국이 밀어붙이고 있는 기업 규제의 부작용을 잘 보여준다. 지난해 10월 알리바바의 마윈의 “중국의 금융정책은 전당포 영업 방식”이라는 쓴소리가 트리거가 된 중국 정부의 빅테크 옥죄기가 인터넷·부동산·교육·연예문화·데이터 산업 등 전방위로 확산된 결과다.

지난 7월 공산당 창당 100주년 행사에서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은 탈(脫)빈곤과 전면적 샤오캉(중산층) 사회를 선언했다. 시진핑 입장에서는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통해 폭풍 성장을 이룬 중국의 양극화를 해결해야 한다. 실제 14억 명의 중국 인구 가운데 월수입이 1,000위안(약 18만 원)이 안 되는 인구가 6억 명에 이른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다. 시진핑이 정책 무게를 분배에 두고 ‘공동 부유’라는 카드를 빼든 이유다. 빌 비칼레스 전 유엔 중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시 주석은 소득 격차를 줄이고 질적 발전으로 정책을 전환해 대내외적으로 공산당의 이미지를 재편하려 하고 있다”면서 “모든 인민을 돌보기 위해서는 서구 자본주의보다 사회주의가 낫다는 것을 보여주기를 원한다”고 분석했다. 맥쿼리그룹의 래리 후 중국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지도부는 5년 전에 비해 사회적 평등에 훨씬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중국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빈곤 지역으로의 재정 지원 확대와 부동산 거품 빼기”라고 평가했다.



공동부유 조치, 시장 신뢰 훼손

하지만 중국 경제는 최근 부쩍 파열음을 내고 있다. 가뜩이나 델타 변이 바이러스 재확산 등으로 경기지표가 악화되는 차에 세심하지 못한 규제가 내리막을 타고 있는 중국 경제에 치명타가 되고 있다는 우려다. 실제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8월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제조업이 50.1, 비제조업은 47.5를 기록했다. 종합 PMI는 48.8로 ‘경기 위축’을 가리키고 있다. 그 결과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8.6%에서 8.2%로, 국제통화기금(IMF)은 8.4%에서 8.1%로 하향 조정했다. 이미 개인 정보 보호, 반독점, 국가 안보, 금융 안정 등을 명분으로 한 정부의 집중 견제로 기업들은 납작엎드렸다. 알리바바·텐센트 등 6대 빅테크가 최근 1년간 낸 기부금은 총 30조 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당국은 규제만으로는 기업 통제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디디추싱의 지분을 매입하는 등 직접 경영에 나설 채비다. 래리 브레이너드 TS롬바드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중국 경제에서 30년 전 있었던 덩샤오핑의 남순강화(南巡講話)만큼 중요한 변곡점을 보고 있다”며 “덩샤오핑이 중국의 특색을 반영한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중국에 제공하려 한 반면 시진핑은 중국에 진짜 사회주의 경제를 제공하는 것을 겨냥하는 것처럼 거칠다”고 꼬집었다. 중국의 대표적인 자유주의 경제학자로 잘 알려진 장웨이잉 베이징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동 부유가 진정 공동 번영이 목적이라면 시장경제에 대한 신뢰를 강화해야 한다”며 “부자와 기업가를 타깃으로 삼는 정책은 일자리와 기부 감소, 소비자 피해로 이어져 나라를 다시 가난으로 이끌 뿐”이라고 강조했다.

중국발(發) 리스크 커질 수도

무엇보다 내년 가을 중국 공산당 당대회를 통해 3연임을 최종 결정하는 시 주석이 민생 개선의 성과를 내기 위해 기업을 옥죄는 방식으로 나가고 있는 데 따른 우려가 크다. 중국이 세계 2대 경제 대국으로 전 세계 생산량의 17%를 담당한다는 점에서 글로벌 경제에도 충격파가 불가피하다. 이미 미국 증시에서 98개 중국 기업을 추종하는 골든드래건차이나지수는 2월 대비 반 토막이 나며 1조 달러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투자 대가인 조지 소로스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을 통해 “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탄압은 시진핑이 시장경제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반시장 정책이 오히려 중국 사회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비난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헤지펀드들이 중국 매출 의존도가 높은 미국 기업에 대한 주식 투자 비중을 26%가량 줄였다”고 보도했다. 투자자문사 인디펜던트어드바이저의 크리스 자카렐리 최고투자책임자(CIO)도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기업의 경우 중국의 성장 둔화와 규제 위험에 직면해 있다”며 “위험 관리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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