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의 글로벌 성공 비결에 대해 여러 말들이 많지만 다양한 세계적 음악 양식을 흡수하면서 더욱 성장해 나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음악이라는 것이 지역 고유성과 함께 인류 보편성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다.
신간 ‘음악의 역사-소리로 말하고 함께 어울리다(원제 A Little History of Music)’는 세계 음악의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다. ‘음악은 전세계적으로, 또 역사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주장이다. 물론 저자의 출신 국가(영국)에 따라 책 내용도 영미 음악 위주인 것은 어쩌면 당연하기도 하다.
다만 상당히 공들인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한국의 비중이 작은 것이 아쉽다. 전통 음악 부분에서 한국은 없고 현대 들어 ‘강남스타일’을 예로 들면서 K팝에 대해 0.5장 정도만 할애한 것이 전부다.
인류 역사의 시작부터 음악은 함께 했다. 전세계의 많은 선사 유적에 음악 관련 흔적이 남아 있다. 태아가 어머니의 자궁 안에서 듣는 소리가 곧 인간이 음악에 익숙해지는 계기라는 주장도 재미있다. 전통적인 음악들, 예를 들어 아랍·이슬람 세계의 마캄, 인도의 라가와 탈라, 중국의 편종과 금(琴), 인도네시아의 가믈란, 아프리카의 폴리포니 등 다양한 문화권의 음악이 또 다른 곳으로 전파되면서 섞인다.
유럽 음악이 융성하게 된 것은 규칙에 따라 기호로 표기하는 ‘기보법’의 발전에 따른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이어 기독교의 영향과 내재적 성장에 따라 유럽에서는 지금 누구나 익숙한 수많은 음악가들이 출현한다. 헨델과 바흐를 시작으로 모차르트, 베토벤, 드보르작, 쇤베르크 등이다.
유럽 음악은 이른바 ‘신대륙’의 발견과 함께 다시 다른 지역의 음악과 섞인다. 현대 영미 음악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아프리카 음악이라는 것이 저자의 입장이다. 재즈나 블루스, 로큰롤 등은 흑인 문화의 절대적인 영향 아래 탄생하고 발전했다. 2만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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