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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소극장 밀집 대학로 상권 ‘직격탄’·서울숲은 ‘구인난’

[코로나가 바꾼 서울 상권…본지·BC카드 '빅데이터' 분석]

거리두기 손쉬운 곳에 소비 몰려

여의나루 주변 매출 평균 40%↑

서울숲·북한산 등도 20%대 상승

손님 밀집된 전통상권은 마이너스

지난 5월 서울숲의 모습. /연합뉴스




# 20대 대학생 김서경(가명) 씨는 최근 친구들과 만날 때 여의도나 서울숲을 약속 장소로 정한다. 과거에는 홍대의 클럽이나 일본식 선술집 등을 주로 찾았지만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녹색의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곳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또 클럽과 같이 밀폐된 실내에서 모르는 사람과 접촉하는 것보다는 개방된 외부가 안전하다는 생각도 한몫했다.

# 최근 대학로와 서울숲 인근에서 자영업을 하는 친구 2명을 만난 30대 직장인 김둘리(가명) 씨는 상권의 변화를 실감했다. 대학로에서 자영업을 하는 친구는 “소극장 중심의 상권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방문객의 발길이 뜸해져 근처 직장인들 점심 장사를 하는 수준으로 업황이 죽었다”고 전했다. 반면 성수동에서 영업을 하는 친구는 “밀려드는 손님으로 구인난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서울 상권 지도까지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개방된 공간에서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여의나루·서울숲·북한산우이역 등에서의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반면 손님들이 밀집하고 외국인 관광객도 많이 찾던 전통 상권 홍대와 혜화는 사양길을 걷고 있다.

6일 서울경제가 BC카드 데이터분석팀에 의뢰해 서울 9개 대표 상권(여의나루역·혜화역·서울숲역·한강진역·마포역·북한산우이역·홍대입구역·성수역·압구정로데오역) 반경 700m 이내 BC카드 가맹점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조사는 코로나19 발생 전인 1구간(2018.5~19.4), 코로나19 기준점인 2구간(19.5~20.4)과 3구간(20.5~21.4)으로 나눠 진행됐다. 우선 한강공원과 인접한 여의나루역 인근 매출이 가장 가파르게 늘었다. 이 지역 1구간 매출액 대비 2구간 매출은 53.7%나 폭증했고 2구간 대비 3구간도 25.5% 추가로 늘며 구간 평균 증감률은 38.9%에 달했다. 서울의 구간 평균 증감률(4.6%)의 8.5배, 전국(3.7%)의 10.5배다. 올해 초 여의나루역 인근에 현대백화점이 문을 연 것도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 이후 혜택을 받거나 폐업한 업종에 대한 분석이 나온 적은 있어도 서울 내 상권 변화를 진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숲 공원에서 산책하고 인근 맛집도 탐방할 수 있는 서울숲역 역시 1구간 대비 2구간에 24.6% 늘더니 2구간 대비 3구간도 18.5% 추가 상승하며 구간 평균 증감률이 21.5%에 달했다. 북한산 등산의 시작점인 북한산우이역도 구간 평균 증감률이 20.7%였다.

반면 전통 상권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대학로가 있는 혜화역은 1구간 대비 2구간 매출액이 2.5%로 소폭 늘었지만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린 3구간에 급락해 2구간 대비 3구간 매출은 11.4% 줄었다. 구간 평균 증감률은 -4.7%였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고 클럽이 밀집한 홍대입구도 구간 평균 증감률이 7.9% 미끄러졌다.

변형균 BC카드 인공지능(AI)빅데이터본부장은 “코로나19 전후의 소비 패턴을 분석한 결과 사람 간 거리를 넓게 확보할 수 있는 곳의 매출이 급증했다”며 “공원·녹지 등이 인접한 다른 상권의 매출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의나루·서울숲·한강진, MZ세대 핫플레이스로=세부적으로 코로나19를 거치며 매출이 증가한 곳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소비를 늘린 곳과 일치했다. 여의나루역 반경 700m BC카드 가맹점의 매출을 연령별 비중으로 나눠보면 20대는 코로나19 이전인 1구간에서 비중이 7.6%에 그쳤지만 2구간에는 10.5%로 오르더니 3구간에서는 13.8%까지 뛰었다.

서울숲역에서도 20대 비중은 1구간 9.1%, 2구간 13.4%, 3구간 18.7%로 2배 이상 급증했다. 한강진역 역시 각각 9.1%, 12.8%, 15.5%로 꾸준히 늘었고 압구정로데오역에서도 7.6%에서 10.5%, 13.8%로 상승했다. BC카드는 “여의나루역·서울숲역·한강진역·압구정로데오역이 1980년대 초반에서 2000년대 초반 출생자인 MZ세대로부터 큰 인기를 얻는 상권으로 등극했다”고 평가했다.

◇여의나루는 여성, 서울숲은 남성이 주로 소비=세부적으로 상권별 매출액을 살펴보면 여의나루역은 여성의 소비액이 더 많았다. 모든 구간에서 남성의 매출 비중은 45% 내외를 기록한 반면 여성은 55% 안팎으로 약 10%포인트 높았다. 업종별로는 식사와 카페 등에서의 소비를 말하는 식음료가 1위였고 의류가 2위, 잡화가 3위였다. 특히 외지인의 이 지역 방문이 많았다. 1구간 대비 2구간의 외부 고객(상권 주소지 외 고객) 숫자는 62.6%, 2구간 대비 3구간은 14.6% 늘었다.

서울숲은 남성의 지출이 더 많았다. 일례로 3구간의 경우 남성의 매출 비중은 54.0%, 여성은 46.0%였다. 주변 맛집과 카페가 많기 때문에 식음료 매출이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웨딩·레저 순이었다. 북한산 우이역도 3구간 기준 남성이 55.8%, 여성이 44.2%로 남성이 11%포인트 이상 높았다. 매출액은 등산 후 즐길 수 있는 식당이 많기 때문에 식음료가 역시 가장 많았다.

5일 오후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인근 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승현기자


지는 상권이 된 홍대입구역을 보면 의류 매출이 가장 컸고 이어 레저·식음료 순이었다. 홍대를 찾는 사람은 줄었지만 그래도 방문하는 사람의 경우 주로 옷을 사는 것으로 해석된다. 성별로는 3구간 기준 남성이 47%, 여성이 53%로 여성이 6%포인트 높았다. 혜화역은 식음료 매출이 가장 많았고 미용·잡화 순이었다. 남성 52.6%, 여성은 47.4%를 나타냈다.

직장인 회식이 많은 마포역 인근 지역도 남성 소비 비중이 높았다. 이곳은 남성 비중이 57.3%, 여성이 42.7%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식음료 매출이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숙박·의류 순이었다. BC카드는 “지역별 업종 매출을 보면 압구정로데오역은 명품과 식당, 한강진은 패션과 카페, 성수는 식당과 갤러리 상권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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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부 이태규 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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