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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 나도 대피하지 못한다"…쿠팡 덕평물류센터 알바생이 썼던 '3년 전 글'

지난 17일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불길이 솟아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7일 발생한 쿠팡 물류센터 화재와 관련, 화재 발생 4개월 전 경보기와 스프링클러 등 다수의 결함이 발견된 것으로 밝혀지는 등 이번 화재가 '인재'(人災)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3년 전 같은 장소에서 발생한 화재 당시 현장에서 근무했던 아르바이트생이 올렸던 글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018년 2월 1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불이 나도 대피하지 못하는 쿠* 덕평 물류센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단순 노동이라 시간도 금방 가고 어렵지 않아 '내일도 할까?' 이런 생각을 하던 와중 4시 50분쯤 갑자기 연기가 심하게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작성자는 "연기가 점점 더 심하게 들어오기 시작했지만 안내방송이나 직원들의 별다른 안내도 없고 불안해진 마음에 저와 주변분들 모두 바깥으로 대피했다"면서 "3층 앞쪽에서 담배로 인해 불이 나 연기가 모두 안으로 들어온 상태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작성자는 이어 "갑자기 직원분께서 대피한 사람들에게 화를 내며 '일하는 시간에 자리 이탈을 하면 어떻게 하냐. 어서 자리로 돌아가서 일 시작하라'고 소리를 질렀다"고도 했다.

지난 17일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가 20일 오전 폭격을 맞은 듯 뼈대를 드러내고 있다. /연합뉴스




아울러 작성자는 "그렇게 화재 연기가 가득한 곳으로 다시 들어갔지만 더 이상 일을 할 수가 없어 지하 1층 사무실이 있는 곳으로 내려갔다"고 적었다.

내려가던 도중 관리자들이 소화기를 들고 불을 끄는 모습을 보고 담당자에게 상황을 전달했다는 작성자는 "그럼 조퇴를 하고 집에 가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덧붙여 작성자는 "'연기가 가득한 상황에 어떻게 계속 일을 하냐, 개인사정으로 인한 조퇴가 아닌데 내가 개인적인 피해를 보며 조퇴를 해야 하는 거냐'고 묻자 '본인의 선택'이라는 담당자의 답변이 돌아왔다"고도 했다.

더불어 작성자는 "오늘은 정말 작고 쉽게 끌 수 있는 불이었지만 물류센터는 박스로 가득한 곳이고 바람 때문에 크게 번질 위험요소가 많은 곳"이라면서 "휴대폰을 모두 반납하기 때문에 정말 위험한 일이 생겼을 때 더 큰 위험이 생길 수도 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작성자는 "관리자들이 안전을 가볍게 여기는 모습, 최소한의 안전도 지켜주지 않는 모습을 보며 쿠* 자체에도 선입견이 생길 것 같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글을 올린다"고 썼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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