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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사람 가리는 '법과 절차'
이진석 사회부 기자




“다 법과 절차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

기자들이 이성윤 중앙지검장에 대한 직무배제 여부를 연일 묻자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진저리 치며 남긴 말이다. 이 지검장은 지난 12일 ‘수사 외압’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여전히 전국 최대 규모인 중앙지검 수장을 맡고 있다. 지난 1월 관련 의혹이 불거진 지 4개월이 넘었음에도 감찰조차 받지 않았다. ‘직무배제 뭉개기’라는 비판에도 아랑곳 않던 박 장관은 이 지검장의 공소장 내용이 보도되자 즉각 진상조사를 지시하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문재인 정부 들어 ‘법과 절차’는 그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달리 작동했다.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의 ‘돈 봉투 만찬’ 사건 당시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 감찰을 지시했다. 이 전 지검장은 감찰 개시 후 경위 파악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속전속결로 ‘강등’ 됐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감찰 대상이 된 의혹들은 전국에 생중계되는 국정감사에서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에 의해 그대로 공개됐다. 법무부는 ‘절차상 부적절하다’는 감찰위원회의 권고에도 윤 전 총장에 대한 직무배제와 정직 2개월 징계처분을 밀어붙였다. 법무부와 대립각을 세웠던 이들은 결국 스스로 검복을 벗는 길을 선택했다.



의혹만으로도 엄정하게 법이 집행됐고 신속하게 절차에 착수했다. ‘검찰개혁’이라는 명분으로 가차 없이 작두를 들이밀던 법무부가 왜 이 지검장에 대해서는 신중을 거듭하는지 법조계 안팎에 뒷말이 무성하다. 이 지검장의 의혹이 혐의로 확정돼기까지 수 개월 동안 법무부는 요지부동이었다. 징계는 고사하고 그를 검찰총장 후보군에 포함시켰다.

일련의 과정들을 돌이켜보면 논란을 자처한 쪽은 법무부다. 반대편은 ‘찍어내기’ 내 편은 ‘지키기’에 나서는 모습이 반복되니 의도가 담겼다고 여길 수 밖에 없다. 그 자체로 공정해야 할 ‘법과 절차’도 사람과 시기에 따라 잣대를 달리하면 무소불위의 무기가 된다. 같은 질문에 언짢아할 게 아니라 왜 이지검장만 다른 잣대인지 대답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진석 기자 lj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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