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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Why-‘화약고’로 떠오른 대만] 바이든의 대만 밀착, 시진핑의 무력시위…强대强 리스크 커져

中견제·반도체 키우는 바이든

대만 동맹국처럼 대우 中 자극

중국軍 무력시위 횟수·규모↑

'대만 침공'도 공공연히 언급

2027년 '실력행사' 배제못해





“대만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곳으로 떠올랐다.”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중국이 대만을 ‘흡수통일’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이 같은 진단을 내놓았다.

‘반(反)중국’의 기치를 앞세운 조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 1979년 미중 수교 이후 미국이 견지해온 '전략적 모호성’을 버릴 경우 중국의 군사행동 ‘시간표’를 되레 앞당길 수 있다는 것이다. 장기 집권의 길을 마련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7월 공산당 창당 100주년, 2027년 인민해방군 창군 100주년 등 굵직굵직한 이벤트를 앞둔 점, ‘반도체 생산지’ 대만의 전략적 값어치가 높아지고 있는 점 등도 대만해협을 최대 화약고로 부각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전략적 균형’ 깨려는 바이든

미국은 그간 양안 관계의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어느 편에도 속하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을 지켜왔다. 대만을 겨냥한 중국의 군사행동도, 중국을 자극하는 대만의 독립 움직임도 미국 입장에서는 억지 대상이었다.

그러나 바이든 정부는 이런 균형을 깨고 정책 선회에 나서고 있다. 정치와 외교안보·산업에 이르기까지 바이든 정부가 사실상 ‘중국 견제’를 최우선 국정 과제로 삼으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실제 바이든 정부는 최근 대만에 ‘비공식 특사’를 파견하고 미·대만 간 해안경비 협력 협정을 체결했다. 양국 관리 간의 교류를 더욱 장려하는 지침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 바이든 정부가 대만에 자주포 40대 등 무기를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사실이 외신을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대만을 중국 견제를 위한 동맹국 가운데 하나로 보는 듯한 태도를 취하며 중국의 ‘역린’인 ‘하나의 중국’에 도발적인 시비를 걸고 있는 셈이다.
특히 반도체 산업 육성에 팔을 걷어붙인 바이든 정부로서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1위인 대만 TSMC와의 협력이 절실하다. 이와 관련해 TSMC는 미국 애리조나에 짓고 있는 반도체 생산공장에 더해 최대 5개의 공장을 추가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같은 증설 계획은 미 정부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시진핑 ‘다음 수' 재촉할 수도

이 같은 미국의 변화에 중국의 ‘다음 수(手)’가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마치 바둑을 두듯 대만에 대한 군사적·정치적 압박을 서서히 조이고 있다.

대만해협에서 중국 군의 무력시위는 빈도가 잦아지고 규모 또한 커지는 상황이다. 중국은 최근 5년 동안 대만해협에 군함과 잠수함 90척을 띄웠는데 이는 미국이 태평양 서부에 배치한 군사력의 최대 5배다. 대만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공역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중국 전투기가 출격한 횟수는 380여 회에 이른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관변 학자와 군사 전문가 사이에서는 ‘시 주석 통치 하에서 대만 회복을 이뤄야 한다’는 말이 공공연히 돌고 있다”고 했다. 중국의 일부 반(半)관영 논객들은 “폭력을 사용하지 않고서는 (대만) 통일에 대한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며 중국 정부를 부추기기도 한다. ‘대만 침공’의 명분을 쌓아가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인민해방군이 창군 100주년을 맞는 2027년이 중국의 ‘행동 개시’ 시점이 될 것이라는 ‘타임라인’마저 돌고 있다. 실제 필 데이비드슨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 사령관은 3월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중국이 이르면 2027년에 대만을 침공할 수 있다”고 증언했다. 바이든 정부가 중국 압박 수위를 높이면 중국이 공산당 창당 100주년인 7월에 부분적인 실력 행사에 들어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2018년 국가주석 임기를 폐지하며 장기 집권 체제를 마련한 시 주석 입장에서도 ‘대만 흡수통일’은 역대 지도자들을 단숨에 뛰어넘는 업적이 된다. 중국 정부는 이미 중국 교과서에 ‘장제스((蔣介石) 주도의 중화민국 정부’라는 표현을 모두 ‘장제스 주도의 국민당’으로 바꾸며 ‘대만 지우기’에 착수했다.

다만 미국과 중국 모두 전쟁 발발이라는 극단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여전하다. 반도체의 메카인 대만이 전쟁터가 되는 순간 현대 문명은 돌이키기 힘든 타격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이나 중국이 대만을 놓고 충돌하면 건곤일척의 싸움이 될 수밖에 없어 부담이 너무 크다. 공산당 창당 100주년이 되는 7월까지 긴장의 수위는 더 올라갈지언정 파국으로 내몰리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조양준 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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