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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회·정당·정책
통합당 열일하네…무능·꼰대 이미지 벗고 중도층 품을까
4·15 총선에서 참패한 미래통합당이 중도·진보층으로의 지지기반 외연 확장을 위해 당의 ‘뼈대’가 되는 정강정책을 확 뜯어고친다. 우선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 첫 조항에 ‘기본소득’을 명시했다. 또 전신인 새누리당에서 자유한국당으로 당명을 바꾸며 삭제했던 ‘경제민주화’도 다시 넣었다. 통합당 지지율은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태가 점화된 지난 2016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민주당 지지율을 앞섰다.

과감한 환골탈태 꿈꾸는 통합당…중도층 안을까


통합당이 내놓은 새 정강정책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과감한 환골탈태’다. 13일 발표한 초안에 “국가는 국민 개인이 기본소득을 통해 안정적이고 자유로운 삶을 영위하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다”는 문장을 가장 앞에 명시했다. 지난 2월 황교안 전 대표 체제에서 만들어진 정강정책의 ‘미래세대에 부담을 전가하지 않는 복지’ ‘생산성을 높이는 맞춤형 복지’에 비하면 통합당이 국민의 삶을 바라보는 자세가 180도 바뀐 셈이다. 정강정책에 “개인의 이익을 넘어선 공공의 선이 존재한다”며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 ‘약자와의 동행’을 하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했다.

통합당 10대 정강정책 설명하는 김병민 특위 위원장. /연합뉴스




우선 통합당의 새 정강정책 첫 조항에는 기본소득이 명시됐다. 진보진영에서도 꺼리던 기본소득을 제일 앞세운 정강정책에 내놓을 만큼 통합당이 완전히 새로운 정체성을 들고 나온 것이다.

통합당의 좌클릭은 우리 사회의 주류가 된 중도층과 3050세대의 마음을 겨냥한 것이다. 총선백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정치 지형이) ‘진보 5, 보수 3, 중도 2’의 구도가 됐다”고 기술했다. 하지만 통합당은 총선 정국에서 중도층과 청년에 와닿을 정책을 내놓지 못했고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마저 명확히 하지 못한 채 선거를 치렀다.

새 정강정책에는 기본소득에 더해 노동존중 사회를 명시하고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청년고용 증대를 위한 노동시장 개혁은 물론 국회의원 4연임 금지, 지방의회 청년 의무 공천, 주요선거 피선거권자 연령(만 25세) 만 18세로 인하 등을 담았다. 또 친환경사회 구현, 초고령사회 진입에 대비한 계속고용제도 확립 등도 명시했다. 장관급 국무위원은 남녀 비율을 동수로 하는 양성평등 정책도 추진한다.

‘호남 껴안기’ 통해 전국 정당으로 명예 회복 노려


전국 정당으로서 명예를 회복해 정권을 되찾기 위한 ‘호남 껴안기’도 정강정책에 명시된다. ‘우리는 갈등과 분열을 넘어 국민통합을 위해 노력하며 진영 논리에 따라 과거를 배척하지 않는다’는 문장이다. 이는 경제개발5개년계획·새마을운동 등 한강의 기적을 이룬 산업화 세대의 업적과 함께 ‘4·19 부마항쟁’ ‘5·18 민주화 운동’ ‘6·10 항쟁’ 등 민주화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것이다.

이 밖에 총선에서 ‘막말’로 훼손된 ‘보수의 품격’을 회복하기 위한 “우리는 권위주의를 거부한다”와 “정치가 정직하고 겸손해야 한다고 믿는다”는 말을 정강정책 개정안 보고문에 넣었다.

정당의 정강정책은 당의 유전자라는 점에서 통합당은 환골탈태의 길에 들어선 셈이다. 통합당 당헌 제8조는 ‘대통령에 당선된 당원은 당의 정강정책을 충실히 국정에 반영한다’고 명시하고 있어 새 정강정책에 따른 대대적 혁신이 불가피하다. 총선백서제작특별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맡았던 신율 명지대 교수는 “통합당의 지지율이 민주당 지지율을 4년 만에 넘어섰지만, 이는 부동산 실책과 독선적 국정운영에 따른 것”이라며 “극렬한 보수층보다 주류가 된 중도층을 껴안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4·15 총선 참패 후 쓴 징비록...내외부 반응 엇갈려




파격적인 내용의 통합당 새 정강정책은 4·15 총선 참패 원인을 곱씹은 일종의 ‘징비록’이라 할 수 있다. 통합당은 정강정책 발표와 동시에 107쪽에 달하는 총선백서를 통해 처절한 반성을 기술했다. 통합당은 백서 가운데 90쪽에 걸쳐 크게 10가지로 징비록을 썼다. 전문가를 비롯한 국민의 의견을 담은 총선백서는 통합당에 대해 “정부의 실책에만 기대 정권 심판에 몰입하고 국민을 위한 현실정책은 내놓지 못했다. 그냥 기득권층으로 자기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다투는 정당이라는 인식을 감출 수 없다”고 질책했다.



백서는 총선을 통해 통합당이 보여준 공감능력 부족과 과거지향적인 정체성이 폐부를 찔렀다고 지적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바라보는 통합당의 시각에서 국민은 지지를 거둬들였다고 평가했다.

백서는 “(코로나19로 인해) 근로자는 물론 군소 자영업자, 프리랜서, 일용직 등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위기 상황에 당혹해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은 가뭄에 단비와 같은 ‘정부가 주는 고마운 선물’이었는데 통합당은 ‘돈 선거’ ‘포퓰리즘’을 논하며 국민과 스스로 거리 두기를 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특위가 다소 급진적인 내용의 정강정책을 내놓자 당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당의 정체성 훼손이 우려된다”며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 놓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내 반발 목소리도 적지 않아 정강정책이 그대로 확정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강정책은 의원총회에 보고와 상임전국위원회·전국위원회 의결, 비대위 의결 절차를 거쳐 이달 중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이름도 바꾸고…지지율 더 오를까에 촉각


통합당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100일을 앞두고 당명 개정을 위한 대국민 공모도 실시한다. 통합당은 새 당명의 조건으로 △부르기 쉽고 기억하기 좋은 이름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만한 이유가 있는 이름 △오래오래 불러도 처음 그 느낌 같은 이름 △약칭이 밉지 않고 예쁜 이름 등을 꼽았다. 공모작 중 서너 개의 안을 추린 뒤 24일 비대위 보고 후 1차로 언론에 공개한다. 이후 원내외 구성원들의 의견과 여론조사 결과 등을 반영해 31일까지 당명을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한편 리얼미터가 10~12일 전국 유권자 1,5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주 대비 통합당 지지율은 1.9%포인트 오른 36.5%, 민주당 지지율은 1.7%포인트 내린 33.4%를 기록했다. 통합당이 지지율에서 민주당을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신인 자유한국당·새누리당의 지지율까지 따져보면 2016년 10월 4주차 이후 약 4년 만에 역전했다.



/구경우·임지훈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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