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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제 대목인데 마트엔 발길 뚝…"마스크 빼고 모든 매출 줄어"

[우한폐렴 공포 확산…中 유통가는 지금]
금값 된 돼지고기 매장은 텅텅
마스크 판매대에만 손님 몰려
성장률 타격 '제2 사스사태' 우려

  • 최수문 기자
  • 2020-01-23 16:28:11
  • 경제·마켓
춘제 대목인데 마트엔 발길 뚝…'마스크 빼고 모든 매출 줄어'
23일 중국 베이징의 대형마트에서 한 손님이 춘제 장식품을 고르고 있다. /최수문기자

“마스크 빼고는 모든 물건 매출이 줄었어요. 지난해 춘제 경기도 별로 좋지 못했는데 올해는 더 나빠졌어요. 마트 손님 숫자부터 줄었잖아요.”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한국의 설)를 이틀 앞둔 23일 오후 베이징 차오양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마트 직원 A씨는 최근 판매현황을 묻는 기자에게 이렇게 대답했다. 예년 같으면 일 년 중 최대 대목으로 북적거리던 마트 내부는 이날 평소 주말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게 한산했다. 특히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충격에 지난해에 비해 두 배 이상 오른 돼지고기 판매대는 손님을 찾기가 힘들었다. 돼지고기 가격 인상으로 다른 육류와 어류들이 덩달아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은 더 커졌다.

그나마 유일하게 붐빈 곳은 마스크 매장이었다. 초미세먼지와 병원균 예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3M KN95’ 마스크는 동이 나 구할 수 없었고 다른 저가 마스크도 재고가 많지 않았다. 매장에서 만난 리모(27)씨는 “마스크를 잘 안 쓰시는 부모님께 드리려고 고급품으로 두 박스를 샀다”고 말했다. 스모그에 이미 익숙해진 베이징 시민들은 웬만한 상황에도 마스크를 잘 사용하지 않는데 이날 매장 방문객들 5명 중 4명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우한 폐렴’의 충격과 공포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미중 무역전쟁에 타격을 입은 중국 경제가 ‘제2 사스 사태’로 비화되고 있는 우한 폐렴 사태에 비틀대는 것이다.

춘제 대목인데 마트엔 발길 뚝…'마스크 빼고 모든 매출 줄어'
23일 중국 베이징의 대형마트에서 손님들이 춘제 장식품을 고르고 있다. /최수문기자

중국의 연간 소매판매 증가율은 지난 2018년 9%에서 지난해 8%로 이미 약해진 상태다. 특히 지난해 10월 월간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7.2%에 그치기도 했다. 미국과의 사이에 ‘1단계 무역합의’가 타결되면서 연말 소비가 늘었지만 올 초부터 새로운 위협이 생긴 것이다.

우한 폐렴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지난해 4·4분기 6.0%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간신히 지킨 ‘바오류(保六·6% 이상 성장률)’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전문기관들은 예상하고 있다. 에릭 린 USB증권 연구원은 “우한 폐렴이 단기간에 잡히지 않으면 올해 상반기 중국의 소매 매출과 관광 등 산업이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사스가 발생한 2003년 1·4분기 성장률이 11.1%였는데 2·4분기에는 9.1%로 세 달 만에 무려 2%포인트나 하락했다. 전염병 감염을 우려하며 사람들이 외출·외식과 여행 등을 삼가면서 주로 서비스 산업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 국내총생산에서 서비스 산업 비중은 2003년 39.0%에서 지난해 59.4%로 증가했다. 그만큼 타격이 클 수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에서 비중이 더 커진 서비스 산업과 소비는 그만큼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음을 의미한다”면서 “변화된 경제구조가 위험을 키운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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