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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제 대목인데 마트엔 발길 뚝…"마스크 빼고 모든 매출 줄어"

[우한폐렴 공포 확산…中 유통가는 지금]

금값 된 돼지고기 매장은 텅텅

마스크 판매대에만 손님 몰려

성장률 타격 '제2 사스사태' 우려

23일 중국 베이징의 대형마트에서 한 손님이 춘제 장식품을 고르고 있다. /최수문기자




“마스크 빼고는 모든 물건 매출이 줄었어요. 지난해 춘제 경기도 별로 좋지 못했는데 올해는 더 나빠졌어요. 마트 손님 숫자부터 줄었잖아요.”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한국의 설)를 이틀 앞둔 23일 오후 베이징 차오양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마트 직원 A씨는 최근 판매현황을 묻는 기자에게 이렇게 대답했다. 예년 같으면 일 년 중 최대 대목으로 북적거리던 마트 내부는 이날 평소 주말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게 한산했다. 특히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충격에 지난해에 비해 두 배 이상 오른 돼지고기 판매대는 손님을 찾기가 힘들었다. 돼지고기 가격 인상으로 다른 육류와 어류들이 덩달아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은 더 커졌다.

그나마 유일하게 붐빈 곳은 마스크 매장이었다. 초미세먼지와 병원균 예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3M KN95’ 마스크는 동이 나 구할 수 없었고 다른 저가 마스크도 재고가 많지 않았다. 매장에서 만난 리모(27)씨는 “마스크를 잘 안 쓰시는 부모님께 드리려고 고급품으로 두 박스를 샀다”고 말했다. 스모그에 이미 익숙해진 베이징 시민들은 웬만한 상황에도 마스크를 잘 사용하지 않는데 이날 매장 방문객들 5명 중 4명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우한 폐렴’의 충격과 공포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미중 무역전쟁에 타격을 입은 중국 경제가 ‘제2 사스 사태’로 비화되고 있는 우한 폐렴 사태에 비틀대는 것이다.

23일 중국 베이징의 대형마트에서 손님들이 춘제 장식품을 고르고 있다. /최수문기자




중국의 연간 소매판매 증가율은 지난 2018년 9%에서 지난해 8%로 이미 약해진 상태다. 특히 지난해 10월 월간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7.2%에 그치기도 했다. 미국과의 사이에 ‘1단계 무역합의’가 타결되면서 연말 소비가 늘었지만 올 초부터 새로운 위협이 생긴 것이다.

우한 폐렴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지난해 4·4분기 6.0%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간신히 지킨 ‘바오류(保六·6% 이상 성장률)’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전문기관들은 예상하고 있다. 에릭 린 USB증권 연구원은 “우한 폐렴이 단기간에 잡히지 않으면 올해 상반기 중국의 소매 매출과 관광 등 산업이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사스가 발생한 2003년 1·4분기 성장률이 11.1%였는데 2·4분기에는 9.1%로 세 달 만에 무려 2%포인트나 하락했다. 전염병 감염을 우려하며 사람들이 외출·외식과 여행 등을 삼가면서 주로 서비스 산업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 국내총생산에서 서비스 산업 비중은 2003년 39.0%에서 지난해 59.4%로 증가했다. 그만큼 타격이 클 수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에서 비중이 더 커진 서비스 산업과 소비는 그만큼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음을 의미한다”면서 “변화된 경제구조가 위험을 키운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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