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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S.단독]나랏돈 쏟아도…서울권 대학 작년 취업자수 2% 줄어 역대최저

<세금으로 만든 일자리…등돌린 청년>
☞약발 안먹히는 정부 청년취업정책
체험형 인턴십 등 단기 일자리만 확대 '고용의 질' 낮아져
서울여대 11%·성신여대 9.2%↓…여대 취업률 감소폭 커
대기업 들어가려 졸업도 미뤄…졸업자 수 10% 안팎 급감

  • 박진용 기자
  • 2019-08-14 17:37:21
  • 사회일반
[탐사S.단독]나랏돈 쏟아도…서울권 대학 작년 취업자수 2% 줄어 역대최저

지난해 서울권 대학 취업자 수(건강보험 가입자 기준)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지역주도형 일자리 사업을 비롯해 막대한 재정을 쏟아붓고 있지만 취업자 통계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데만 기여할 뿐 청년들의 실질적인 고용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게 대학가의 공통된 평가다.

◇서울 소재 대학 취업률 하락=14일 서울경제신문이 각 대학으로부터 사전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31일 기준 서울 소재 20개 대학의 취업자 수는 2만4,990명을 기록해 전년 대비 2%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대학은 1년 새 10% 가까이 감소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교육부는 전년도 12월31일 취업자를 기준으로 매년 12월 전국 대학의 취업률을 발표한다. 올해 역시 이와 같이 대학별로 취합한 자료를 바탕으로 창업자, 1인 프리랜서 등을 추가 반영해 공개할 예정이다.

교육부 등에 따르면 서울에 있는 전체 대학의 건보가입 취업자 수는 그동안 꾸준한 상승 흐름을 보이다 지난 2017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다. 서울 소재 전체 대학의 2017년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4.4% 감소한 4만388명이었다.

문제는 상황이 이러한데도 정부 정책의 약발이 좀처럼 먹히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를 가리지 않고 대학을 대상으로 임시 일자리 성격의 다양한 인턴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상당수가 학생들의 용돈 벌이 수단으로 전락할 뿐 만족도는 높지 않은 실정이다.

대학들은 취업이 어렵지 않았던 적은 없었지만 체감상 매년 악화되는 것이 현주소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상당수 대학에서는 매년 꾸준하던 졸업자 수가 지난해 들어 대폭 줄어들고 최근 들어 정부에서 지원하는 각종 단기 인턴십 등이 늘어나면서 취업률 등 일자리 지표가 상대적으로 높아 보이는 착시효과가 발생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취업자 수가 1년 만에 대폭 줄어든 대학이 적지 않은 실정이다. 상대적으로 취업시장에서 불리하다고 평가받는 여대가 대표적이다. 서울지역취업관계자협의회 등에 따르면 성신여대는 2017년 취업자 수가 1,137명이었지만 지난해는 1,032명으로 약 10%포인트 줄었다. 같은 기간 숙명여대와 서울여대 역시 각각 1,280명, 830명에서 1,172명, 738명으로 10% 안팎의 감소폭을 보였다. 서강대(912명→852명), 한국외대(1,863명→1,813명) 등 이른바 서울 상위권 대학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처럼 서울권 대학의 취업자 수가 줄어든 것은 상대적으로 스펙이 좋은 학생들이 선호하는 대기업 등의 일자리가 줄어든 것과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다. 이들이 눈을 낮춰서라도 취업을 하기보다는 원하는 기업에 들어가기 위해 졸업기간을 늦추는 등 취업 준비기간이 갈수록 길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 취업 위해 졸업 늦춰 졸업자 급감=실제 대부분의 대학에서 1년 새 졸업자 수가 급감하는 등 이례적인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광운대·숙명여대·숭실대·동덕여대는 졸업자 수가 전년 대비 10% 넘게 줄었으며 한국외대(-9.3%), 건국대(-8.1%), 홍익대(-6.4%) 등도 비슷한 흐름을 나타냈다. A여대 입학처의 한 관계자는 “매년 입학자 정원이 고정돼 있다 보니 졸업자 수 역시 별다른 변동 없이 일정했는데 이 같은 하락 추세는 이례적”이라며 “주요 대기업 최종 면접자들은 학교에서 따로 모아놓고 모의면접을 실시하는데 지원자가 1~2년 새 절반 넘게 감소하는 등 대기업 합격자 수가 매년 줄고 있는 것과 관련이 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학가에서는 이와 같은 취업 실적도 정부와 지자체에서 대학을 대상으로 각종 인턴십 및 단기일자리 사업 등을 신설하면서 상대적으로 부풀려진 측면이 크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도입한 청년TLO, 서울시 대학·강소기업 연계 뉴딜일자리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서울의 한 대학 취업센터장은 “서울시와 과기정통부에서 4~6개월간 월 200만원의 급여를 지원하는 단기 인턴십 사업 참여자만 지난해에 100명에 달해 전체 취업자 수의 10%를 차지했다”며 “우리 대학의 경우 취업률은 2017년과 비슷했지만 정부 지원 인턴십에 최근 들어 급증한 공기업 체험형 인턴 참여자 등이 모두 취업자로 인식되는 점을 고려하면 내실은 훨씬 안 좋아진 게 냉정한 현실”이라고 평가했다.
/탐사기획팀=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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