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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인문학] 그 많던 악동은 다 어디로 갔을까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1.01.21 17:24:50어린아이는 귀엽고 예쁘고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밝고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라는 것으로 족하다. 자유분방하고 발랄한 상상력으로 가득 차면 더 바랄 나위가 없다. 정말 그런가.어느새 어른이 되고 자식을 키우다 보면 그런 생각일랑 싹 가시게 마련이다. 새해 첫새벽 해맞이를 하면서 한가위 보름달 우러러보며 반듯하게만 자라달라고 빌고 또 빈 것은 분명 진심이었다. 고백을 곁들이자면 그러면서도 내 아들딸이 공부 잘하기를, -
[오색인문학] 병원보다 갤러리를 더 사랑한 의사
라이프점프 스토리 2021.01.14 17:30:30그의 이름은 박호길, 직업은 내과 의사. 고향은 경상북도 의성.박호길은 아주 오지 시골에서 태어났다. 대구 계성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인생에서 좋은 의사가 되겠다는 청운의 푸른 꿈을 안고 서울로 상경, 연세대 의과대학에 입학했다. 26세의 젊은 나이에 의사가 된 그는 세브란스병원에서 내과 전문의 수련과 군의관 복무를 마친 후 의사 일을 시작했다.그의 첫 번째 일터는 하필 갤러리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종로구 인사동에 -
[오색인문학] '400살 천연기념물' 웅장한 자태에 입이 쩍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1.01.07 16:38:02꿈은 언제나 현실을 딛고서야 이룰 수 있다. 현실에 기초하지 않은 꿈은 한갓 망상에 불과하다. 신축년 새해가 밝았다. 모든 국민이 나름대로 꿈을 꾼다. 그러나 현실은 여전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단군 이래 가장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도 꿈은 꿔야 한다. 꿈을 꾸지 않으면 현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든 생명체는 어떤 조건에서도 -
[오색인문학] 50년만에 다시 온 우주 흙, 지구 탄생 비밀 밝힐까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0.12.31 17:16:52지난달 우주에서 두 개나 되는 선물이 지구에 도착했다. 지표면에 내려앉을 때까지 해체되거나 불타 사라져버리지 않도록 단단히 여며진 캡슐 안에는 돌과 흙과 먼지가 들어 있었다. 흙은 지구 밖 멀리에서 왔지만 한편으로는 우리 가까운 데서 왔다고도 할 수 있다. 우리는 그 흙과 함께 태어났으므로. 그 흙과 우리는 같은 소용돌이 속 가까운 곳에서 함께 존재하며 오랫동안 이웃했던 서로의 조각이므로. 지난달 6일 일본의 하 -
[오색인문학] 아기는 보통의 엄마를 '聖母'로 만든다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0.12.17 17:31:42여기 한 남자와 여자가 있다. 남자는 여자를 사랑한다. 그게 진정 사랑인지는 모르겠지만, 정체불명의 상처로 무정해진 여자에게 남자는 깊은 연민을 느낀다. 딱히 생의 목표도 없고 허무하기만 했기에 그는 그 여자를 사랑하는 것에, 그 결과 그녀가 사랑할 수 있게 하는 것에 남은 생 전부를 걸기로 한다. 한편 여자의 가냘픈 어깨에 놓인 삶의 짐은 무겁기만 했다. 의지할 수 없는 가족, 남성 중심 사회의 억압적 분위기, 불투 -
[오색인문학] 선교사 눈에 비친 서양 열강의 기만성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0.12.10 18:13:28달밤에 공동묘지에서 귀신을 만나는 일은 별로 두렵지 않다. 공동묘지 주변에 얼씬거리지 않으면 되니까. 굳이 지나가고 싶다면 훤한 대낮을 택하면 그만이다. 평소에 원한을 사지 않으면 더 좋고. 어지간해서 일어날 법한 일이 아니라면, 피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무서운 이야기가 되지 않게 마련이다.어느 날 갑자기 뿔 달린 악마와 마주치는 사건은 흔치 않다. 그러나 집 앞 길거리에서 악마로 돌변한 친구를 만난다면 문제가 -
[오색인문학] 새벽잠 깨서 '달항아리'에 절한 미술중독자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0.12.03 17:35:56화단의 주인공은 작가라고 하지만 사실 미술의 진정한 꽃은 그림을 사는 컬렉터이다. 한국의 컬렉터는 몇 명이나 될까. 500명? 1,000명? 1,500명? 박명자 갤러리 현대 대표는 500명 정도라고 잘라 말했다. 그림을 좋아 제대로 사서 모으는 수집가가 한국에는 겨우 그 정도라는 것이다.중국 폴리옥션 대표 자오슈는 중국 컬렉터가 1.500만 명이라고 했다. 우리나라 미술 시장이 얼마나 작은가를 말해주는 대목이다.이런 미술판에 있 -
[오색인문학] 560년 시공간 기억담은 '나무 섬'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0.11.26 17:13:40느티나무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우주목(宇宙木)’이다. 우주의 ‘우’는 상하·전후·좌우 6합(合)의 공간을, ‘주’는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시간을 의미한다. 중국 춘추시대 관중(管仲)의 ‘관자(管子)’에 따르면 우주를 ‘주합(宙合)’이라고 부른다. 인간이 나무를 우주목으로 생각한 것은 뿌리를 땅에 내리고 줄기를 하늘 높이 뻗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는 나이가 많은 노거수 느티나무가 아주 많다. 노거수 느티나무는 -
탐사 시간·비용 최소...'가성비' 소행성 온다 [오색인문학]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0.11.19 14:51:39지금으로부터 한 달 전 미항공우주국(NASA)의 오시리스 렉스 탐사선이 ‘베누’라는 이름의 소행성에 잠시 내려앉았다. 표면의 흙과 자갈을 채취하기 위해서였다. 단 10초간의 하이파이브, 그 짧은 순간을 위해 오시리스 렉스는 지난 2016년 9월 지구를 떠난 이래 광막한 우주를 묵묵히 비행했다. 소행성 베누까지 가는 데만 2년, 그 주변 궤도를 돌며 관찰하는 데 또다시 2년여를 투자했다. 지름이 롯데월드타워 높이보다도 작은 -
[오색인문학]코로나·취업난·생활고... 희망 사라지자 '헬조선' 열렸다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0.11.12 17:24:11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5,200만명을 넘어섰고 사망자 수도 13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전 세계인들이 힘없이 쓰러지고 있다. 자본주의 세계 경제체제가 휘청거리면서 사회적 약자들부터 차례차례 주저앉고 있다. 굳이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어떤 이는 우울증으로 몸져눕고 다른 이는 각종 생활고로 고꾸라지고 있다. 의기양양하게 세상을 활보해야 할 젊은이들마저 불안에 짓눌려 잔뜩 웅 -
[오색인문학]성녀가 된 창녀, 우리들의 '카추샤'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0.11.05 17:29:02여러 명의 인기 가수가 서로 다르게 부르면서 대대로 유행시켜온 노래가 있다. 북방 아가씨를 마치 소양강 처녀처럼 친근하게 떠올리게 만드는 노래. 머나먼 동토의 나라를 가로지르는 열차에 느닷없는 향수를 실어 보내는 노래. 마침내 러시아 여성의 대명사처럼 자리 잡은 이름 ‘카추샤의 노래’. 대체 카추샤가 누구길래. 한국인들이 아낌없이 사랑한 카추샤는 레프 톨스토이의 대표작 ‘부활’의 여주인공이다. ‘부활’은 러 -
[오색인문학] 1.000프랑에 산 피카소 작품 6년 뒤 12배로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0.10.29 11:14:58앨런 보니스는 처음에는 인정받지 못한 예술가라도 주변의 몇몇 동료, 눈 밝은 소수의 평론가에게 인정받는 과정을 거친다고 했다. 또 평론가의 인정을 받은 후 컬렉터에게, 마침내 대중에게 인정을 받는다고 했다. 그런데 실제로는 평론가를 건너뛰고 컬렉터에게 선택되면서 예술가와 사조가 부각된 예가 적지 않다. 19세기의 인상주의 그룹 예술가들은 프랑스 평론가들에게 조롱에 가까운 반응을 얻었지만 딜러 폴 뒤랑뤼엘이 미 -
[오색인문학] 150년전 박해 피해온 신자들 염원 간직한 '성당 지킴이'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0.10.22 10:33:51나무는 인류가 가장 이른 시기에 신앙의 대상으로 삼았던 존재다. 인류가 자신과 다른 대상을 믿음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자신보다 위대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인류가 지금도 나무를 믿음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은 여전히 나무가 인간에게 위대한 존재라는 뜻이다. 인류가 믿음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나무 외에도 아주 많지만 나무는 그 어떤 믿음의 대상보다 위대하다. 나무를 믿음의 대상으로 삼으면 어떤 분쟁도 일어나지 않 -
[오색인문학]모든 것 빨아들이는 블랙홀, 우리 은하에도 있다는데... 지구는 안전할까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0.10.15 11:03:57천문학과는 전혀 상관없는 분야에 종사하고 있지만 우주 관련 다큐멘터리를 즐겨 본다는 분들을 더러 만난다. 행성들의 역동하는 구름 사진에서부터 서로 다른 여러 가지 찬란한 빛깔이 오묘한 형태로 펼쳐져 있는 성운들의 사진, “저 작고 동글납작한 것들 하나하나가 다 은하란 말이야” 하면서 놀라게 되는 먼 우주의 은하단 사진, 영화 속 특수효과인지 실제인지 분간할 수 없을 만큼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블랙홀의 실루엣까 -
[오색인문학]욕망은 헝그리정신이 아니다...깊숙한 곳엔 사랑이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0.09.24 17:17:32컵에 물이 반쯤 담겨 있다. 어떤 이는 물이 반밖에 없다고 투덜대고 다른 이는 반이나 있다고 기뻐한다. 욕망의 크기는 만족에 반비례한다. 여기에서 컵이 욕망을 뜻한다면 욕망의 사이즈가 절반인 사람은 절반 크기의 컵에 가득 찬 물을 상상한 셈이다. 원래 컵은 모자란 것도 가득 찬 것도 아니다. 그저 빈 것일 따름이다. 컵, 즉 아랫면과 옆면에 둘러싸인 ‘허(虛)’는 무언가(물이든 커피든)를 담아 누군가에게 ‘선사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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