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4년만의 장관 방문에도 ‘냉기’…의대증원 재추진에 의정갈등 2라운드?

정은경 복지장관 8일 의료계 신년하례회 참석

미래 의사 추계 결과에…의정관계 급격히 냉각

정부, 의료개혁 시급성 강조하며 의료계 협력 요청

의협, 추계위 졸속처리 비판…공익감사 청구 예고

정은경(오른쪽) 보건복지부 장관과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8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2026년 의료계 신년하례회’에서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의사 출신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선임을 계기로 화해무드가 조성됐던 의정 관계에 급격한 냉각기류가 형성됐다. 정 장관이 4년 만에 의료계 신년하례회를 찾아 소통 의지를 내비쳤지만,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의사인력수급추계위원회(추계위)의 논의 과정을 지적하며 "정책 추진에 실질적인 변화가 없을 경우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윤석열 정부에서 밀어붙였다가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갔던 의대 증원이 재추진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제2의 의정갈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정 장관은 8일 의협과 대한병원협회 주최로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열린 신년하례회에 참석해 "지역 필수의료와 의료사고 안전망 강화, 의대 교육 여건 개선 등 정부도 의료계와 같은 문제 인식을 가지고 있다"며 "단기간에 해결하려면 차선이라도 시작하면서 변화를 만들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정책 여건 속에서 국민 중심의 보건의료 발전을 위해 정부는 진정성과 신뢰를 바탕으로 의료계와 충분히 협의할 것이며 의료계도 같이 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8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2026년 의료계 신년하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복지부 장관이 의료계 신년하례회에 참석한 것은 2022년 권덕철 장관 이후 4년 만이다. 2023년, 2024년에는 일정상 장관이 불참해 차관이 축사를 대독했고, 2025년에는 의정갈등이 극에 달해 장·차관 모두 불참했다. 2년 가까이 지속된 의정 사태 후 다시 의대정원 증원 가능성이 높은 의사인력 추계 추계 결과가 나오면서 의료계 반발이 커지는 상황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의사인력수급추계위의 미래 의사 부족 추계 결과를 토대로 1월 한 달간 매주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를 열어 설 연휴 전까지 2027년 이후 의대 정원 규모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달 6일 열렸던 보정심 제2차 회의에서 2040년 부족한 의사 수가 5015명∼1만 1136명이 될 것으로 보고돼 최소 부족 인력이 당초 추계위 예상 보다 700명 가량 줄었다. 의대 증원 재추진이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의정관계는 또다시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의협은 "추계위의 부실한 추계 발표에 대해서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이날부터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8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2026년 의료계 신년하례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료계는 이날 하례회에 정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비판을 쏟아냈다. 김택우 의협 회장은 "외국은 2년에 걸쳐 의대정원을 추계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5개월 만에 너무 성급하게 결론을 냈다"며 "추계위 진행 모델대로라면 2040년 건강보험 재정은 240조 원, 2060년에는 700조 원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런 (재정적) 부분도 논의와 검토를 했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김교웅 의협 대의원회 의장은 "의사인력 수급에 대한 정확한 인식 파악과 당장의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한 정책 변화를 정부에 강하게 요구한다"며 "변화가 없다면 의협 대의원회는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좌훈정 대한의사협회 부회장이 의사 수급추계 결과 발표와 관련해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서는 "복지부가 지난해 11월 감사원이 지적한 의대 정원 증원 추진 과정의 위법·부당성에도 불구하고 이를 전혀 시정하지 않은 채 의대 정원을 결정하려 한다"며 "복지부를 대상으로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한다"고 밝혔다. 보건의료기본법에 따르면 보건의료인력 수급 추계 시에는 반드시 지역 단위 수급 추계와 전문과목 및 진료과목별 수급 추계를 분석하고 반영해야 하는데, 추계위가 이러한 세부 분석을 생략하거나 형식적으로 처리한 채, 전체 총량 중심의 수치만을 발표했다는 이유다. 의협은 보정심을 향해서도 "수급추계위원회의 부실한 결과를 면밀히 검증하기는 커녕, 시간에 쫓겨 기계적으로 인용해 2027년 정원을 확정하려는 모습이 보인다"며 "충분한 논의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하라는 감사원의 지적 사항을 정면으로 위배하고 감사원 권위를 묵살하는 행정 폭거"라고 비판했다.

의료계는 의대 정원 증원 문제 외에도 최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통과한 검체검사 위수탁 보상체계 개편안, 관리급여 도입, 건강보험공단 내 특사경 신설 논의 등에 반발하고 있다. 개원의들의 반대가 극심한 정책들의 강행을 막지 못한 현 의협 집행부에 대한 책임론도 커지고 있어, 의정 관계가 다시 냉각기에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 김 의장은 “의대 정원만을 다루는 소모적 대화에서 벗어나 2035년, 2040년이 되기 전 망가진 의료를 회복할 마지막 기회는 바로 지금”이라며 "김택우 의협 집행부도 이를 유념해달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