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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다세대주택 공동저당, 다른 세대 권리까지 설명해야”

공인중개사 확인·설명 의무 범위 확대

임차인 보증금 회수 가능성 기준 제시

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다세대주택 임대차 계약을 중개하는 공인중개사는 중개 대상 세대에 설정된 근저당권뿐 아니라, 같은 건물 내 다른 세대에 공동저당이 설정돼 있다면 그 선순위 권리관계까지 확인해 임차인에게 설명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임차인의 보증금 회수 가능성 판단에 필요한 정보 제공 의무를 보다 구체화한 것이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다세대주택 임차인들이 한국공인중개사협회를 상대로 제기한 공제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단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사건은 서울 영등포구의 한 다세대주택이 경매로 넘어가면서 불거졌다. 임차인들은 2017년 해당 건물 일부 호실에 대해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지만, 이후 경매 절차에서 보증금 6000만 원 가운데 일부만 배당받거나 아예 배당을 받지 못했다. 임대인은 이들이 임차한 호실을 포함해 건물 내 23개 세대 전체에 채권최고액 18억 원의 공동근저당권을 설정해 둔 상태였다.

경매 과정에서 공동저당이 설정된 다른 세대의 선순위 임차인들이 먼저 배당을 받으면서 후순위에 해당한 원고들의 보증금 회수가 어려워졌다. 이에 원고들은 임대차 계약을 중개한 공인중개사가 중개대상물 확인·설명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며, 공인중개사의 손해배상 책임을 보장하는 공제사업자인 한국공인중개사협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쟁점은 다세대주택의 특정 세대 임대차를 중개하는 공인중개사가, 해당 세대에 설정된 근저당권 설명에 그치지 않고 공동저당이 설정된 다른 세대의 권리관계까지 확인·설명해야 하는지 여부였다.

1·2심은 공인중개사의 손을 들어줬다. 다세대주택은 세대별로 독립된 소유권과 담보권이 성립하므로, 중개 대상 세대 외 다른 세대의 임대차 현황까지 확인·고지할 의무는 없고, 중개 대상물에 설정된 근저당권을 설명한 것으로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공인중개사는 임차인이 임대차보증금을 제대로 회수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데 필요한 권리관계 정보를 성실하고 정확하게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전제했다. 특히 동일 소유자의 다세대주택 여러 세대에 공동저당권이 설정된 경우, 중개 대상 세대의 경매대금이 부담해야 할 채권액과 다른 세대의 선순위 권리관계가 보증금 회수 가능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봤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공인중개사가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근저당권 존재만 기재했을 뿐, 공동저당 구조나 다른 세대의 선순위 임차권 존재 여부를 확인·설명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건물 현황상 다른 세대에 상당수 임차인이 있을 가능성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음에도, 임대인에게 관련 자료를 요구해 확인한 뒤 이를 임차인에게 설명하거나 자료를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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