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대기업 엔비디아가 최근 인공지능(AI) 칩 개발 스타트업 그로크(Groq)와 기술 라이선스(인증) 계약을 체결한 가운데 이것이 반독점 규제 회피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를 통해 인수·합병(M&A) 때 발생할 수 있는 반독점 규제를 피했다는 진단이다.
26일(현지 시간) CNBC 등에 따르면 투자사 번스타인의 스테이시 라스곤 애널리스트는 지난 25일 메모를 올리고 “엔비디아의 거래에 반독점 문제가 주요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면서도 “비독점 라이선스 형태로 거래를 구조화하면 경쟁이 존재한다는 형식적 명분을 유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그로크는 지난 24일 자사 블로그에 “추론 기술에 대해 엔비디아와 비독점적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며 “이번 계약의 일부로 조너선 로스 그로크 창업자와 서니 마드라 사장, 팀원들이 엔비디아에 합류해 라이선스 기술의 발전·확장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6년 설립된 그로크는 지난 9월 자금 조달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약 69억 달러(약 10조 원)로 평가받았다. 이 스타트업은 대규모 언어 모델의 추론 관련 작업 속도를 높이는 데 사용되는 AI 가속기 칩을 설계한다. 창업자인 조너선 로스 최고경영자(CEO)는 과거 구글에서 텐서처리장치(TPU)을 만드는 개발자로 일했다.
그로크는 2023년 8월 차세대 AI 칩 생산을 위해 삼성전자(005930)와 협렵 관계를 맺기도 했다. 그로크는 삼성전자의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공장의 고객으로 알려진 첫 번째 기업이기도 하다.
CNBC는 그로크 측 관계자를 인용해 엔비디아가 이 회사의 기술 등 자산을 현금 200억 달러(약 29조 원)에 사들이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그로크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칩을 사용하지 않는 여러 신생 기업들 가운데 하나라고 소개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메모리반도체 수급난에서 비교적 자유롭다고 짚었다.
이번 거래에 대해 월가 긍정적인 평가가 잇따르면서 이날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의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1.02% 오른 190.53달러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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