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월 이후 처음 미국을 찾은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미국에 1조 달러(1465조 원) 투자를 약속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사우디 숙원인 첨단 전투기 판매와 원자력발전 협력으로 화답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18일(현지 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미국에 1조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월 사우디를 방문했을 때 약속한 대미 투자액(6000억 달러)보다 4000억 달러 늘어난 규모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과 친구가 된 것은 큰 영광"이라며 "투자에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빈 살만 왕세자가 선물 보따리를 풀자 트럼프 대통령은 F-35 전투기를 포함한 무기 판매를 승인하고 사우디가 약 300대의 미국 탱크를 구매할 수 있도록 협정을 체결했다. F-35 전투기를 판매하면 중동에서 이스라엘의 군사 우위가 약화되거나 중국으로 전투기 기술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 요청을 들어준 것이다.
양국은 또 '민간 원자력에너지 협력 협상 완료에 대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백악관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원자력에너지 협력을 위한 법적 기반을 구축하는 의미가 있으며 사우디가 원자력 협력 파트너로서 미국과 미국 기업을 우선한다는 입장을 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우디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도 원전 건설을 추진했으나 사우디의 핵무기 개발을 우려한 미국 내 우려 때문에 무산됐다.
이 밖에도 두 정상은 경제·산업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사우디가 미국 인공지능(AI)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도록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핵심광물 협력을 위한 프레임워크 서명도 이뤄졌다.
빈 살만 왕세자는 2018년 10월 사우디 반정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의 배후로 지목되면서 외교적으로 고립됐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최상급 국빈 방문에 준하는 예우로 그를 맞았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중앙정보국(CIA)는 빈 살만 왕세자를 암살 배후로 지목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환영식에서 그를 직접 맞이하고 공식 만찬도 주재하며 우애를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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