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글로벌 비즈니스 전략거점인 ‘용산국제업무지구’ 조성이 본격화한 가운데 용산정비창 일대의 주택 공급 물량이 7000가구 수준이 될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 당시 용산정비창 일대에 8000가구 규모의 주택을 공급하기로 했지만, 서울시와 용산구가 초고층빌딩과 업무복합 공간 조성에 방점을 두면서 최종 공급량은 이에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용산국제업무지구 내 부지에서 5350~6000가구 규모의 공급을 최우선 검토 중인 가운데 기반시설 수용 범위 등을 거쳐 최종 물량을 확정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와 별개로 용산국제업무지구에서 분리된 용산정비창 토지에 1000가구 규모의 주택공급을 별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서울시와 국토교통부, 코레일 등에 따르면 용산국제업무지구의 도시개발사업지는 용산구 한강로 3가 40-1일대 45만 6099㎡로 확정됐다. 이는 2020년 문재인 정부 당시 주택공급 후보지로 발표한 용산정비창 부지(51만 2138㎡)보다 5만 6000㎡가량 줄어든 규모이다. 업무지구에서 배제된 토지는 국토교통부와 국가철도공단 등이 소유한 용산역 뒤편 부지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 부지와 관련 수도권 철도 지하화 사업과 연계해 주택공급지로 활용할 방침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전체 토지가 줄면서 주택공급 물량도 변경된다. 서울시는 지난해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계획을 내놓으면서 업무지구 내 6000가구와 인근 지역 재개발사업을 통해 7000가구 등 총 1만 3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업무지구 내 정부 소유의 부지가 제외되면서 현재 계획된 주택 공급량은 5350가구로 축소된 상황이다. 서울시는 도로와 공원 등 기반시설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공급량을 추가적으로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용산국제업무 지구는 현재 글로벌 헤드쿼터 본사들이 입주할 국제업무존과 오피스·리테일 등이 들어설 업무복합존, 주거·의료·교육 시설 등이 조성될 업무지원존 등 3개 구역으로 나눠 조성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12년간 멈춘 사업은 27일 기반시설 기공식 등을 통해 본궤도에 오르게 된 상황이다. 주거 시설이 들어설 업무지원존의 면적은 9만 3723㎡가량으로 서울시는 5350~6000가구 수준의 공급이 적정한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택 수를 대거 확대하면 개발계획을 다시 수립해야 하고 이 경우 기반시설 계획도 전면 수정해야 한다”며 “기반시설 수정에 대한 인가 등 행정절차에 2년 이상 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전면적인 수정은 현재로선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서울시교육청의 동의가 이뤄질 경우 이보다 공급 규모가 확대될 수 있을 전망이다. 공공주택특별법 등에 따르면 공공주택 사업자는 학교용지를 확보하거나 학교 증축에 필요한 경비 등을 부담하도록 규정돼 있다. 또 시도 교육감의 견해에 따라 학교용지를 개발·확보하지 않아도 된다는 단서 조항도 존재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용산국제업무지구 내 6000가구 이상 공급을 진행하면 학교 공급이 추가로 필요해 서울시교육청과 협의가 필요하다”며 “서울시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하기는 어려운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와 별도로 용산국제업무지구 내에서 분리된 토지에 대한 주택 공급량 확대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지역은 연말께 발표할 수도권 철도 지하화 종합계획과 연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서울과 인천, 경기 지역 내 원도심 개발을 위해 철도 부지와 선로, 역사 등을 개발해 주택과 업무시설 등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정부와 국가철도공단 등이 소유한 용산정비창 일대 5만여㎡의 토지는 이에 따라 철도 지하화 구상에 따라 최종 공급물량이 결정될 방침이다. 서울 내 도심 주택공급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정부는 이 일대에 1000가구 이상의 공급을 추진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용산정비창 일대 최종공급물량은 연말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택 공급물량도 중요하지만 현재로서는 적기에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점을 시장에 확고히 전달할 필요가 있다”며 “최종 공급물량은 국토부와 서울시교육청 등과 협의해 연말께 확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kdhyo@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