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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그립 교체했더니 평균 4.8야드 증가…20년 된 아이언이 살아났다[호기심 해결소]

새 그립으로 끼우면 성능 얼마나 향상될까 실험

볼 방향성도 개선되면서 스매시 팩터까지 향상

“안정감 향상되면서 몸 힘도 자연스럽게 빠져”

연구 결과 그립 교체하면 스코어 3~4타 줄어

그립은 클럽과 몸을 연결해 주는 유일한 고리다. 김세영 기자




그립이 낡고 오래된 아이언들. 김세영 기자


자동차의 타이어를 새 제품으로 바꾸면 승차감이 달라진다. 접지력도 향상되고 한결 편안한 느낌을 받는다. 이에 비해 마모가 심한 타이어가 장착돼 있으면 고르지 않은 노면의 상태가 그대로 전달되는 듯하다. 가장 무서운 건 노면이 젖어 있을 때 쉽게 미끄러져 사고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클럽과 골퍼를 연결해 주는 그립도 타이어와 비슷하다. 마모가 되면 그립감이 떨어지고 클럽이 미끄러져 샷 실수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건희 골프프라이드 대표는 “연구에 따르면 보통 40라운드 또는 1년에 한 번 교체하는 게 이상적”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요즘처럼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그립 교체가 가장 경제적으로 새 채의 느낌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이라며 “중고 클럽을 구매할 때도 그립을 갈아주면 완전히 새로운 클럽처럼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그립 교체를 제때 하면 좋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한 번 클럽을 사면 새로운 모델로 바꾸기 전까지 원래 그립이 끼워진 채로 사용하는 게 일반 아마추어 골퍼들의 현실이다. 4~5년을 훌쩍 넘기는 게 보통이다.

실제로 낡은 그립을 새 그립으로 바꾸면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우리는 20년 동안 그립을 한 차례도 교환하지 않은 낡은 아이언을 구했다. 군데군데 흔적만 남은 명주실이 이 아이언에는 원래 실 그립이 장착돼 있었음을 알려줬다. 그립 표면은 매우 미끄럽고 딱딱했다.

20년 된 그립의 교체 전 모습.


새 그립으로 갈아끼운 모습.


그립 교체했더니 평균 4.8야드 거리 증가

우선 3명의 참가자가 핑골프 본사 피팅 스튜디오에서 낡은 그립이 장착된 7번 아이언으로 10회 샷을 했다. 그런 다음 같은 무게의 새로운 고무 그립으로 교체해 10회 샷을 날려 샷 데이터를 비교했다.

참가자 A의 경우 낡은 그립 7번 아이언으로는 141.2야드를 날렸다. 새 그립으로 바꾼 뒤에는 4.2야드 증가한 145.4야드가 나왔다. 참가자 B의 경우에는 낡은 그립으로는 156.3야드를 때렸는데 새 그립 아이언으로는 162.2야드를 날렸다. 거리 증가 폭은 5.9야드나 됐다. 참가자 C도 낡은 그립으로는 159.4야드, 새 그립 아이언으로는 163.8야드를 날렸다. 3명의 거리 증가 평균은 4.8야드였다.

정확한 임팩트와 관련이 있는 스매시 팩터의 경우에도 참가자 A는 1.33에서 1.36으로, 참가자 B는 1.37에서 1.40, 참가자 C는 1.35에서 1.39로 증가한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손에 착 잡히자 힘 빠지고 스윙 부드러워져”



참가자 A는 “낡은 그립 아이언을 잡을 때는 손에 전달되는 느낌이 너무 미끄러우면서 딱딱했다”면서 “새 그립으로 교체한 후에는 그냥 손에 착 달라붙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참가자 C는 “낡은 그립의 경우 강하게 잡다 보니 몸에도 힘이 들어갔다. 이에 비해 새 그립으로 바꾸니 확실히 안정감이 들었다. 힘을 빼고서도 스윙 스피드를 빠르게 할 수 있었다”고 했다.

비거리뿐만 아니라 방향성에도 변화가 있었다. 낡은 그립 아이언에서는 우측으로 밀리는 경향이 보였는데, 새 그립을 교체한 후에 샷의 낙하지점이 상대적으로 이전보다 왼쪽으로 향한 것이다.

참가자 B는 “낡은 그립 아이언으로 샷을 할 때는 강하게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헤드가 순간적으로 열리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면서 우측으로 밀리는 샷이 많았다. 스윙도 경직됐다”고 했다. 이어 “새 그립으로 교체한 후에는 헤드가 도는 현상이 없어지면서 원래 구질대로 샷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참가자 C도 “낡은 그립 아이언에서는 10회 중 2~3번 정도 임팩트 때 헤드가 돌아가는 걸 느꼈다. 그런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손을 더 많이 쓰게 되면서 스윙이 제대로 안 됐다”고 밝혔다.

탄착군 좁아지면서 방향성도 개선

샷의 낙하지점을 분석해 보면 새 그립 아이언에서 확실히 밀집도가 높았다. 낡은 그립 아이언으로는 소위 ‘난사하듯’ 좌우와 앞뒤로 다양하게 샷이 날렸지만 새 그립으로 교체한 후에는 탄착군이 훨씬 더 작게 형성됐다.

낡은 그립 아이언에서 좌우 편차의 경우 참가자 A는 최대 25야드, B는 18야드, C는 약 35야드였다. 하지만 새 그립 아이언에서는 참가자 B와 C는 각각 11야드와 8야드로 대폭 감소했다. 참가자 A는 큰 변화가 없었다. 3명 중 2명에게서 방향성 개선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샷 거리의 앞뒤 편차에서는 3명 모두에게서 향상된 결과를 보였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20년 된 낡은 그립을 새 그립으로 교체한 후 비거리는 늘었고, 방향의 안정성과 샷의 일관성까지 높아지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립 교체하면 스코어 3~4타 개선

이건희 골프프라이드 대표는 “우리 자체의 연구 결과 낡은 그립을 새 그립으로 교체하면 평균 3~4타는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했다. 이어 “미국 골퍼들의 경우 대형마트나 골프장 프로숍에서 쇼핑하듯 그립을 구매한 뒤 스스로 교체하는 비율이 45% 정도 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셀프 교체 비율이 미미한 수준이다. 그렇다 보니 비용 부담 때문에라도 그립 교체에 적극적이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이번 테스트를 도운 핑 테크팀의 김의진 과장은 “그립 교체를 할 때는 원래 끼워져 있던 것과 동일한 무게와 두께의 제품으로 교환해야 한다”며 “만약 클럽 무게감 등에 이상이 있을 경우 역시 피팅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그립만 교체해도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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