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전제조건 없이 대화할 의사를 갖고 있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북한이 연일 비핵화를 제외한 대화를 촉구하는 가운데 이달 말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백악관 관계자는 30일(현지 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핵 문제를 언급하지 않고도 북한과 대화하는 데 열려 있느냐’는 국내 언론의 질의에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 어떤 전제 조건 없이 대화하는 것에 여전히 열려 있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동안 김정은과 한반도를 안정화시키는 3차례의 역사적 정상회담을 가졌다”며 “미국의 대북 정책은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완전한 비핵화’라는 대북 정책 목표는 그대로 두면서도 상황에 따라 다른 의제로 만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둔 셈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6월 싱가포르,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 2019년 6월 판문점 등에서 김정은과 세 차례 만났다. 김정은은 지난 21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3차 회의에서 “개인적으로는 현 미국 대통령 트럼프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며 “만약 미국이 허황한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현실을 인정한 데 기초하여 우리와의 진정한 평화 공존을 바란다면 우리도 미국과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김선경 북한 외무성 부상(차관)도 29일 미국 뉴욕 UN총회 연설에서 “우리는 핵을 절대로 내려놓지 않을 것이고 그 어떤 경우에도 이 입장을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나라를 존중하고 우호적으로 대하는 나라들과의 다방면적인 교류와 협력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현재 일부 외교가 인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10월 말 경주 APEC 정상회의에서 김정은을 만날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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