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지휘소’로 불리는 차기 공중조기경보통제기 4대를 국외 구매로 추가 도입하면 전·평시 적 공중 위협에 대한 상시 공중 감시 능력 및 한국군 주도의 원활한 항공통제 임무수행 역량은 대폭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군은 현재 북한 미사일과 항공 전력 동향을 감시하기 위해 미국 보잉사의 공중조기경보통제기 E-737 ‘피스아이(Peace Eye)’ 4대를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노후화에 따른 잦은 고장으로 군은 3조 원이 넘는 돈을 들여 신형 조기경보통제기 4대를 추가 도입하기로 했다. 이번 사업으로 통해 2032년까지 총 8대를 보유하게 되면 한반도 전역에 대해 24시간 가동하는 정보·감시·정찰(ISR) 체계를 구축하게 된다.
3조 원대에 이르는 2차 조기경보통제기 도입 사업은 그동안 3개 업체가 네 번의 입찰에 나선 끝에 미국 보잉사 제품이 조기 탈락하고 미국의 L3해리스와 스웨덴의 사브가 최종 결선에 올라 결국 L3해리스가 낙점을 받았다.
지난 입찰까지 보잉은 E-737 개량형 ‘E-7A’, 스웨덴 사브는 ‘글로벌아이’, L3해리스는 ‘글로벌6500(G6500)’에 이스라엘 IAI의 최첨단 레이더를 탑재한 모델을 내세웠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두 업체의 제안서를 평가한 결과 기종의 성능은 같았지만 가격과 국내 기업과의 협력, 운용 유지 측면 등에서 L3해리스가 사브를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양사가 제안한 기종 성능에 대한 평가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미 L3해리스는 운용적합성과 국내 방산기여도, 운영유지비용 분야에서 앞섰고 스웨덴 사브는 계약조건과 획득비용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며 “결국 평가항목을 종합한 결과 L3해리스가 더 높은 점수를 받아 선정됐다”고 했다.
L3해리스의 조기경보기는 캐나다 봄바디어의 G6500 항공기에 이스라엘 레이더를 탑재했다. 아직 실물이 없는 상태다. 사브 기종은 외국에서 실전 운용되고 있는데 우리 군에 필요한 탐지 각도를 다 충족하지는 못하는 단점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목할 대목은 G6500 도입 결정이 미국이 우리의 국방비 증액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이재명 정부가 초고가 미국 무기를 들여오는 첫 사례라는 점에 있다. 이에 대해 방사청 관계자는 “이번 조기경보기 2차 사업 과정에서는 국익에 부합하는 방식의 경쟁을 통해 작전요구성능을 충족하는 기종을 구매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은 우리에게 국방비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관세 협상 진척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돌파구 마련이 필요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한국이 미국산 무기의 큰 구매 국가라는 점을 강조해 왔다. 이번 조기경보기 외에도 공중 급유기, F-35 전투기 등도 논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2030년까지 30조 원이 넘는 미국산 무기가 수입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어 향후 협상이 관심이 모인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