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3 홀은 아마추어 골퍼에게는 갬블링의 기회다. 단 한 번의 굿 샷으로 버디를 노려볼 수 있어서다. 때론 ‘홀인원의 행운’으로도 이어진다. 올 시즌 2승을 기록 중인 문도엽은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정교한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로 정평이 나 있다. 날카로운 아이언 샷과 노련한 쇼트 게임을 앞세워 올해 평균 타수 7위(69.98타)에 랭크됐다.
사진은 문도엽이 통산 5승째를 거뒀던 지난 7일 KPGA 파운더스컵 최종 4라운드 2번 홀(파3)에서의 아이언 티샷 모습이다. 갈대를 배경으로 샷을 날리는 문도엽의 스윙은 물 흐르듯 부드럽다. 그러면서도 디봇이 날린다. 이 디봇은 별것 아닌 것 같지만 파3 홀 아이언 티샷에서 아마와 프로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흔적이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페어웨이에서 아이언 샷을 할 때는 그렇지 않은데, 티에 올린 볼을 때릴 때는 ‘걷어 올리는 스윙’을 하는 경향이 짙다. 이와 달리 프로 골퍼들은 티 위의 볼을 때릴 때도 날카로운 각도로 ‘눌러 치는 스윙’을 한다. 디봇의 유무는 여기서 발생한다. 프로처럼 다운 블로로 때려야 강한 임팩트가 되면서 거리가 늘고 볼에 더 많은 백스핀이 걸린다.
파3 홀에서도 강력한 다운 블로 스윙을 구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문도엽은 손목 힌지와 머리 높이 유지를 강조했다. “우선 힌지는 손목을 손등 방향으로 젖히는 걸 말하는데 아마추어 골퍼들은 백스윙 때 이 동작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이 힌지만 처음에 잘 만들어줘도 그 각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눌러 치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 다운스윙 때 머리를 비롯한 상체가 일어서지 않으면서 회전을 해야 한다. 반대로 임팩트 전에 상체가 일어나면 퍼 올리는 스윙으로 이어지기 쉽다.”
문도엽의 스윙에서 또 하나 참고할 모습은 하체 리드다. 임팩트 직후 골반은 이미 타깃 방향으로 돌아가 있는 상태에서 상체는 뒤이어 회전하고 있다. 문도엽은 “상체는 조금 기다린다는 느낌으로 하체가 먼저 스윙을 리드해야 한다. 하체, 상체, 그리고 손이 가장 늦게 오는 순서로 이어지면서 순식간에 ‘빵’ 하면서 풀려야 한다. 그래야 꼬임의 장력이 최대한 커지고 파워 누수가 없는 스윙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파3 홀 티샷에서 또 하나 중요한 건 티의 높이다. 문도엽은 “티 상단이 페이스 그루브의 첫 번째나 두 번째 줄에 올 정도의 높이로 꽂아준다”며 “아마추어 골퍼들은 티를 너무 높게 꽂는 경향이 있다. 그러면 페이스 위쪽에 볼이 맞을 확률이 높아지면서 거리 손실이 발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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