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에서 영어 1등급 비율이 4.50%에 그치며 앞선 6월 모평(19.10%) 대비 관련 비율이 급감했다. 또 자연계 학생이 과학 과목 대신 사회 과목을 선택하는 이른바 ‘사탐런’ 현상이 극심해져 과학탐구 2등급 이내 인원은 전년 대비 35%나 줄었다. 이 때문에 올해 수능에서 영어 및 과탐 영역에서 안정적 점수 확보가 수험생들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9일 발표한 9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에 따르면 총 40만 9171명이 이달 3일 치러진 시험에 응시한 가운데 국어·수학·영어 1등급 비율은 각각 4.84%(1만 9679명), 4.24%(1만 7065명), 4.50%(1만 8373명)로 집계됐다.
특히 영어 영역의 1등급 비율이 매 시험 크게 요동치며 수험생을 당황하게 하고 있다. 앞서 6월에는 영어 시험이 역대급으로 쉽게 출제돼 1등급 비율이 19%를 돌파한 반면 이번에는 4.5% 수준에 그쳐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난해에도 영어 1등급 비율은 6월 모의고사 기준 1.47%에서 9월 모의고사 기준 10.94%로 양극단을 오가다가 수능 시험에서야 6.22%를 기록하며 겨우 적정 난도 범위를 맞춘 바 있다. 이에 대해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1등급 비율이 4.5%라는 것은 수험생들로서는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에서 상대평가에 준하는 부담이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 역시 “전년도에 이어 올해도 영어 1등급 비율이 널뛰기하면서 수험생들의 예측이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영역에서는 ‘사탐런’ 현상이 심화하며 두 영역 간 1~2등급 인원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올해 9월 모평에서 과탐 기준 1~2등급 인원은 3만 2656명으로 지난해 9월 모평보다 1만 7626명(35.1%)이나 감소했다. 특히 화학Ⅰ과목에서의 2등급 이내 인원은 4252명에서 2234명으로 47.5%가 줄며 전년 대비 반토막 났다.
반면 사탐은 2등급 이내 인원이 5883명으로 9.9% 증가했다. 입시업계에서는 사회문화(전년비 46.5%↑), 세계지리(〃 40.9%↑) 등 이과생에게 유리한 과목을 중심으로 응시자 수가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자연계 학생이 접하기 쉽고 도표 해석이 중요한 사회문화 등이 사탐런의 대상과목”이라고 설명했다.
과탐·사탐의 전체 응시생 수 격차도 급격히 벌어지고 있다. 이번 9월 모의평가에서 과탐 응시생은 25만 5194명으로 전년 대비 25% 감소한 반면 사탐 응시생은 32% 증가한 54만 7674명을 기록했다. 사탐 응시율 역시 68.21%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에 11월 치러지는 수능에서도 과탐 과목을 선택한 학생들의 상위권 경쟁이 극도로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임성호 대표는 “과탐 응시생의 수시 수능최저등급 확보에 초비상이 걸린 상황”이라면서 “사탐도 고득점자 수가 많이 증가할 것으로 보여 실수 하나로 원하는 등급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인문계든 자연계든 추석 연휴 기간 탐구 영역에 대한 대응 전략을 잘 짜야 한다”며 “특히 자연계 학생들은 국어·수학·영어에 대한 보다 강도 높은 학습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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