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건설 현장에서 쓰이는 굴착기를 이용해 대형 솥에 담긴 커리를 휘젓는 영상이 확산되며 위생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인디언익스프레스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인도의 한 대규모 급식 행사에서 굴착기의 삽(버킷)이 커다란 솥 안에 들어가 ‘달 마크니(렌틸콩 커리)’를 저어대는 장면이 포착됐다. 해당 영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퍼지며 공분을 샀다.
영상을 올린 이는 “주최 측이 굴착기를 음식 조리에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랑하듯 공개했다”며 “기름때와 녹으로 가득한 장비는 건설 현장에 쓰였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도 식품안전기준청(FSSAI)은 아무 조치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상에는 굴착기 삽이 국자 대신 쓰여 대형 솥 속 커리를 휘젓는 모습이 담겼다. 정확한 장소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일부 현지 매체들은 인도 마디아 프라데시 주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 사건은 인도 농촌 및 중소 도시에서 열리는 대규모 무료 급식 행사들의 위생 관리 실태에 대한 우려를 다시 불러일으켰다. 한 인도 공중보건 전문가는 현지 언론에 “건설 장비 표면에는 기름, 윤활제, 금속 찌꺼기 등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이를 음식 조리에 사용하면 식중독이나 화학물질 중독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상을 본 인도 네티즌들도 강하게 비판했다. “사람들 건강을 해치는 짓”, “안전하지도 위생적이지도 않다”라는 반응이 이어졌고 “(굴착기) 기름은 공짜”, “철분 보충용이라면 적격”이라는 냉소적인 댓글도 달렸다.
한편 인도에서는 과거에도 대규모 요리 이벤트가 열리기도 했다. 2008년 3월 인도 델리에서는 60명의 요리사가 참여해 2만8600파운드(약 13톤)에 달하는 세계 최대 비리야니를 조리했다. 비리야니는 향신료와 쌀, 고기를 함께 조리한 인도의 대표 요리다.
당시 요리사들은 1만2000㎏의 쌀과 3650㎏의 채소, 3000㎏의 고추, 6000ℓ의 물, 1200ℓ의 기름을 거대한 강철 가마솥에 넣고 6시간 이상 조리했다. 소금은 ‘한 꼬집’이라 표현했지만 실제 양은 무려 86㎏에 달했다. 완성된 비리야니는 고아원 등 사회복지시설에 나누어졌다. 완성된 음식은 고아원 등 사회복지시설에 나눠졌다.
행사 주최 측은 “축제와 나눔의 전통을 되살리기 위한 특별한 도전”이라고 밝혔으며 현지 언론은 이를 두고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대규모 요리”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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