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 컨설팅 기업 액센추어(Accenture)가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선 가운데 인공지능(AI) 재교육이 어려운 직원들을 추가로 퇴출하겠다고 경고했다.
25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액센추어는 이날 8억6500만 달러 규모의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발표하면서 "지난 3개월 동안 전 세계 인력을 1만1000명 이상 감축했다"며 "AI 시대에 대비해 재교육을 받지 못하면 더 많은 인력이 퇴사 요구를 받게될 것"이라고 밝혔다.
줄리 스위트 최고경영자(CEO)는 애널리스트 대상 컨퍼런스콜에서 "회사가 필요로 하는 기술을 습득하기 어려운 직원들을 빠른 속도로 퇴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관련 기술을 배워도 소용 없을 것 같다고 판단한 직원들을 재교육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고, 이런 이유로 바로 해고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액센추어의 8월 말 기준 직원 수는 77만9000명으로 3개월 전 79만1000명에서 1만명 이상이 줄었으며 이 같은 감원은 11월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사측은 구조조정으로 인한 직접적인 일자리 감소 규모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8월 결산인 이 회사는 지난 분기(6~8월) 퇴직금과 기타 비용으로 6억1500만 달러를 지출했고, 이번 분기(9~11월)에 2억5000만 달러를 추가로 쓸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이번 감원을 통해 내년에도 '연간 최소 0.1%포인트씩 영업이익률을 확대한다'는 목표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FT에 따르면 증권가에선 기업들의 컨설팅 수요 부진 등의 여파로 이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 바 있다.
액센추어는 올해 8월까지 1년간 매출이 7% 증가한 697억 달러를 기록했고, 순이익은 6% 증가한 78억3000만 달러를 달성했다. 하지만 새 회계연도 매출 성장률은 2~5%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전망치는 미국 연방정부의 지출 삭감이 없었다면 1%포인트 더 높았을 것이라는 게 액센추어의 설명이다. 액센추어 매출에서 미국 연방정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8%다.
앞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주도한 미 정부효율부(DOGE)의 비용 절감 여파로 주요 기업들의 기존 IT 계약이 취소되고, 이로 인해 컨설팅 수요도 크게 꺾였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액센추어 주가는 2.7% 하락해 2020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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